4대 금융지주 기존 사외이사의 72% 재추전
거수기 역할 비판받은 사외이사…당국 눈치
신한금융을 시작으로 주요 금융지주 주주총회가 일제히 개최된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의 70% 이상이 재추천되면서 사외이사 교체는 예상보다 적을 전망이다. 민간 금융회사라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견제구'가 먹히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3일 신한금융, 24일 KB·우리·하나금융 등이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차기 회장으로 뽑힌 진옥동 내정자와 임종룡 내정자를 선임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친다. 두 회장은 주총 안건이 통과하면 차기 회장으로 임기를 시작한다. NH농협금융은 올 초 지주 회장과 행장을 모두 교체했다. 이달 중 열릴 주총에서 신임 이석준 회장과 이석용 농협은행장이 새 수장으로서 공식 선임된다.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건은 사외이사 선임이다. 금융지주 사외이사가 거수기 역할에 그친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는 기존 사외이사의 72%(25명 중 18명)가 재추천된 상태다. 이 가운데 새로 추천된 사외이사 후보는 7명이다.
지주사별로 재선임 인원을 살펴보면 KB금융은 이사 후보에 오른 6명 중 3명, 신한금융은 8명 전원, 하나금융은 8명 중 6명, 우리금융은 3명중 1명이다.
별다른 결격 사유가 없으면 상법 시행령상 사외이사 임기 6년(KB금융은 법인 정관에 따라 5년)을 채우는 관례를 고려할 때 재선임 된 이들의 연임이 무산될 가능성은 낮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이사회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상황에서도 기존 사외이사 대거 교체는 없었다.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민간 금융회사란 점에서 이사회 구성이나 특정 인물을 규제할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경영진과의 친소 관계로 이사회에 장기 잔류하는 것은 문제"라며 "이사회 자체에서 임기를 어떤 식으로 본인들이 절제하신다거나 하는 것들을 자율과 규제방법으로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 지난해 4대 금융지주가 이사회에서 논의한 안건 총 128건 가운데 부결된 안건은 없었고, 반대 의견을 낸 것도 전체 4건에 그쳤다.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본래의 목적을 상실해 '직무유기'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역시 금융지주 주총 안건 관련 보고서를 통해 사외이사 연임 후보들 선임에 반대권고 입장을 밝혔다.
지난 라임사태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은행권 채용 비리, 은행권 대규모 횡령 사태 등 대형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했지만 이사회가 대응 없이 넘어갔다는 점에서 연임 자격이 없다는 의견이다.
주총 이후 금융당국과 금융지주 사이에 마찰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역시 사외이사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강하게 밝혔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당국과 이사회 간 직접적인 소통 정례화, 은행 이사회 구성의 적정성, 이사회의 경영진 감시·작동기능 여부 등에 대해 면밀한 실태점검을 시행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장기 임기 문제의식 개선 의지를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다"며 "연임 성공 시 비판을 받겠지만 실태점검을 통해 향후 변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지주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두면서 주주환원으로 적극적인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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