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상장을 택하는 기업이 역대 가장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단, 공모가를 하회하는 종목이 속출하고, 수요예측 실패로 상장 철회가 이뤄지는 등 옥석 가리기가 심화되는 분위기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을 완료했거나 승인을 추진하는 곳은 총 16곳으로 집계됐다. 이미 합병한 기업은 5곳이며, 현재 11개사가 거래소 심사를 기다리고 있거나 심사 승인을 받고 상장 준비 중이다. 스팩 합병 상장사 수는 ▲2021년 15곳 ▲2022년 17곳으로, 아직 3월인 점을 감안했을 때 올해 스팩 합병 상장 기업은 역대 최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스팩은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로 발행주식을 공모한 뒤 그 자금으로 비상장사를 인수·합병(M&A)하는 것을 유일한 사업목적으로 하는 회사다. 상장 스팩은 상장한 지 36개월 안에 실재하는 기업과 합병해야 한다.
만일 스팩이 합병에 실패하더라도 공모가와 연평균 1.5% 수준의 이자를 돌려주고 청산돼 투자자들에게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기업 입장에서도 지분 희석을 최소화할 수 있고,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수 있다.
반면, 올해 상장한 종목 중 일부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등 종목별 차별화가 이어지고 있다. 상장 종목은 지난 22일 종가 기준 ▲미래에셋드림스팩1호 9450원 ▲유안타제12호스팩 2015원 ▲삼성스팩8호 9790원 ▲하나26호스팩 2000원 ▲엔에이치스팩28호 2085원 ▲미래에셋비전스팩2호 2050원 ▲유안타제13호스팩 1995원 등이다.
미래에셋드림스팩1호는 지난 2010년 국내에 스팩 제도가 도입된 이후 상장 종목 중 가장 큰 700억원 규모를 내세웠다. 그러나 이달 초 진행된 최종청약경쟁률이 0.46대 1로 집계되며 부진한 흥행을 보였다.
수요예측 실패에 상장 철회를 한 스팩도 등장했다. KB스팩24호는 공모금액 400억원 규모였으나, 지난 9일 기관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자 상장을 철회했다.
증시 부진에 따라 시장 상황이 불안한 데다 최근 금융당국이 스팩 증권신고서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나서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평가다. 설립에서부터 경영, 합병까지 주관하는 증권사 등 스폰서들이 합병 성공을 우선시하며 기업 가치에 대한 평가를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스팩 합병이 반드시 높은 수익으로 연결되는 게 아니고 합병이 성사돼도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합병가액 산출 근거와 합병 자문인의 과거 자문 내역, 합병 후 주가 현황,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비율 등을 합병신고서 등을 통해 꼼꼼히 확인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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