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이 젊은이들의 최첨단 유행 행렬에 들어왔다.
유통업계가 서울 연남동, 이태원 등 '핫플레이스'에서 유명한 가게들을 끌어오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전통시장에서 긴 시간 인정 받은 '진짜 맛집'을 발굴을 이어가고 있는 것. '나만 아는 맛집' 등 희소성에 큰 가치를 부여하는 2030세대들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다.
28일 <메트로 경제> 취재를 종합해보면, 다양한 유통가 채널들이 전통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메트로>
이날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경동시장에는 전에 없던 앳된 얼굴의 행인들이 가득했다. 경동시장 건물 3~4층을 개조해 문을 연 LG전자의 금성전파사와 스타벅스 경동1960점을 찾은 이들이다.
특히 스타벅스 경동1960점의 경우, 기존 스타벅스가 세련된 인테리어로 중무장한 것과 달리 옛날 오래 된 극장의 인테리어를 살려 마치 50년 전 풍격 속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먼 곳에서까지 찾아오는 이들로 이곳은 언제나 인산인해를 이룬다.
인근 건어물 가게 사장 A씨는 "스타벅스가 온 이후로 사람들이 정말 많이 늘었다"며 "오가며 보이는 상품을 사는 이들이 는 만큼 매출도 늘었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유통가에서 전통시장에 주목하는 데에는 최근 '레트로'가 인기를 끌면서 전통시장이 주는 독특한 감성을 즐기는 2030세대가 크게 늘어난 데 있다. 이들 세대는 성장 과정에서 이미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접한 세대로, 전통시장과는 가장 먼 세대로 꼽힌다. '나만 아는 특별함'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며 새로운 분위기와 감성을 즐기는 이들은 전통시장을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처럼 2030세대가 주목하면서 시장 상권이 되살아나기도 한다. 서울 동대문구 광장시장과 을지로 야시장은 다양한 맛집과 자유분방한 분위기로 유명해진 후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직접 점포를 열지 않더라도 유통기업들은 전통시장 상점가 발굴에 노력하고 있다. 전통시장에서 오랜 시간 동안 한 자리를 지키며 맛을 인정받은 맛집과 협업해 HMR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통시장 내부에 점포가 있지 않더라도 '어떤 전통시장 맛집의 상품'이라고 하면 고객들이 특히 더 주목한다"며 "유통기업은 결국 새롭고 독특한 상품을 개발해 고객에게 내놓아야 주목받을 수 있다. 전통시장은 그런 점에서 편리한 창구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현대그린푸드는 다음달 19일까지 서울시와 함께 전통시장 성장 지원 프로젝트인 '모두의 맛집-전통시장'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서울시 25개 각 구청을 통해 접수받는다. 서울 시내 각 전통시장에서 영업중인 음식점은 물론,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메뉴가 참여 대상이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차별화된 음식 메뉴를 운영하고 있지만 투자비용 등 제품화에 어려움을 겪는 전통시장 내 숨은 맛집을 발굴해 판로 확대 등 지원을 돕기 위해 기획됐다"며 "이번 프로젝트가 전통시장을 포함한 지역 맛집의 브랜드화를 이끌어내 고객 접점과 판로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상생·동반성장 모델의 표본으로 자리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앞서 지난해 7월과 2021년 11월 두 차례에 걸쳐 지역맛집을 대상으로 '모두의 맛집' 프로젝트를 진행해 HMR 16종을 출시한 바 있다.
축적된 전문 노하우를 전통시장 맛집에 제공해 이름을 떨칠 수 있게 돕기도 한다. 쿠팡은 부산 부평시장에 위치한 '부산대원어묵'에 셀러 매니지먼트팀의 컨설팅을 제공했다. 부산대원어묵은 한국 최초의 어묵 공장이 세워졌던 부산 중구에서 10년째 어묵과 유부주머니를 판매하며 경쟁에서 살아남은 곳이지만, 상품 구성에서 최신 트렌드와 다소 차이가 났고 온라인 판매에도 익숙하지 않았다.
이홍종 부산대원어묵 대표는 "상품 개발이 필요할 때 쿠팡 셀러 매니지먼트 팀과 먼저 의논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쿠팡 전용 상품을 개발해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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