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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회의 사주속으로] 검은 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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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황금이라고 불린 작물이 있었다. 금보다 더 귀한 대접을 받았던 후추다. 지금은 너무 흔하고 값이 싸지만 한때는 유럽 각국이 국운을 걸고 쟁탈전을 벌인 작물이었다. 유럽에 후추가 처음 전해진 것은 기원전 4세기였다. 인도남부가 원산지인 후추는 아라비아 상인들을 통해 유럽에 알려졌다. 당시 유럽에는 별다른 향신료가 없어 육류를 소금에 절여서 먹었는데 색다른 맛과 향을 지닌 후추는 혁명 같은 새로운 맛을 선사했다.

 

육류를 오래 보관하는 데도 효과적이어서 시대를 뒤흔들 만큼 인기를 끌었다. 문제는 유럽에서 후추 수요가 급증하며 가격이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뛰었다. 후추 수입에 성공하며 무려 100배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베네치아는 지중해 무역을 장악하면서 후추공급을 독점하다시피 했고 후추라는 거대한 시장을 만들었으며 엄청난 돈을 쓸어 담았다. 이런 후추를 각국이 그냥 둘리 없었다. 대서양에 접해 있는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인도로 가는 항로 개척에 나섰다. 검은 황금을 찾아 나선 포르투갈은 아프리카 곳곳을 식민지로 만들었고 스페인은 아메리카라는 신대륙을 발견했다. 결국 후추가 인류 역사까지 바꾸어 놓았다. 후추로 시작된 대항해 시대에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가장 두각을 나타냈다.

 

국가 차원에서 막대한 부를 얻었고 유럽의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후추의 역사에서 볼 수 있듯 부를 향한 열망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 코로나 이후 더 뜨거워진 재테크 열풍은 시간이 지나도 식지 않고 있다. 마치 후추를 찾아 나선 유럽 각국처럼 부를 향해 국가도 개인도 다르지 않다. 아마 백 년 또는 천 년이 지나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부를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욕망이라는 걸 세계역사는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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