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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의 시선]주요코하마 총영사관은 답하라

일본에 살고 있는 옛 친구 얘기를 좀 해야겠다.

 

개인적인 내용으로 받아들여질 지 모르겠지만 전혀 사사롭지 않은 이야기다.

 

친구는 일본에서 25년째 살고 있다. 16년 전에 결혼했다. 친구는 중국 국적의 아내를 일본에서 만나 두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는 아내와 함께 한국에 계신 부모님을 뵙기위해 지난달 말 한국행 비행기표를 끊었다. 친구 부부가 한국을 찾는 것은 3년5개월 만이다. 코로나19로 오가는 것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친구의 아내가 갖고 있던 한국 비자가 코로나 기간 동안 영사 업무가 원활치 않아 만료됐다.

 

친구는 아내의 비자를 받기위해 사는 곳과 가까운 주요코하마 대한민국 총영사관에 갔다. 한국에 가기까진 2주 정도 여유가 있었다.

 

영사관 직원은 대뜸 예약 여부를 물었다. 친구는 예약을 해야하는지도 몰랐다. 영사관 직원의 말을 듣고 부랴부랴 영사관 홈페이지에 접속하니 예약이 되질 않았다. 그래서 다시 묻자 직원 왈 4월에 한국으로 갈 자리(비자)가 꽉찼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비행기표도 끊어놨고 2주 정도 시간이 있었는데 비자 발급이 되지 않는다는 말에 친구는 황당했다.

 

영사관측에 다른 방법이 없는지 재차 물었다.

 

영사관 직원은 티오(TO)가 다시 생기는 5월 일정에나 맞춰 예약을 해야한다고 안내했다. 자칫 예약한 비행기도 취소해야할 판이었다.

 

"예약 서류를 보니 가관이었다. 은행잔고 증명서까지 요구했다. 국민의 배우자가 남편의 나라에 가는데 비자를 받으려면 잔고까지 증명해야하는 게 납득이 가질 않았다." 친구가 어이없어 했다.

 

부모가 사망하는 등 긴급한 경우라면 모르겠지만 규정대로 절차를 밟아야한다는 영사관측의 답변에 친구는 더욱 화가 났다. 마치 '긴급한 상황'까지 만들어야 이를 참작해 배려해 줄 수도 있다는 말로 들렸기 때문이다.

 

한참 실랑이를 하던 와중에 영사관 직원은 그렇게 급하면 여행사를 통하라고 친구에게 선심쓰듯 안내했다. 영사관은 안되고 여행사는 된다는 말에 또 울화가 치밀었다.

 

울며 겨자먹기로 친구는 여행사에 문의했다. 시간적으로 (비자를 받는 것이)부족하다던 여행사측은 급행 비자는 가능하다고 귀뜸했다. 그러면서 가격은 3만4000엔, 한국 돈으론 30만원이 훌쩍 넘는 비용을 친구에게 제시했다. 그것도 비싸면 절차대로 비자를 발급받아야한다고 하면서다.

 

"일본인은 비자 없이도 한국을 오갈 수 있다. 내가 엄연히 대한민국 국민인데 아내가 중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비자 때문에 이런 차별을 받는 것에 정말 화가 난다. 국민의 배우자가 단순히 외국인이냐. 그 와중에 재외국민이 비싼 돈 들여 현지 여행사의 배를 불려주려고 하는 것은 또 무슨 경우냐. 이게 나라냐." 휴대폰 너머로 들리는 친구의 목소리가 격앙됐다.

 

결국 친구 부부의 4월 한국행은 성사되지 못했다. 그게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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