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르게 더워진다. 지난 봄 유래없이 이른 벚꽃이 피더니 5월이 되자 한반도에서도 서울의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긴 날이 등장했다. 6월이 되자 맑고 쨍쨍한 초여름 태양빛은 간데 없이 우중충하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연초 올 여름 내내 비가 와 맑은 날이 며칠에 불과하다는 소문이 돌았다. 터무니 없는 이야기지만 사람들은 진지하게 듣고 어떡하냐며 레인부츠니, 선풍기니 여름 대비책을 세웠다. 장마를 한 달여 앞두고 보니 거의 현실이다. 공상과학 소설에 나올 법한 디스토피아를 어느샌가 모두 현실로 받아들이는 요즘이다.
유통업계는 사람들의 의식주에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소비재를 다루다 보니 갑작스럽게 변하는 날씨에 큰 영향을 받는다. 추운 날과 더운 날의 일수에 따라 그해 베스트셀러가 바뀐다. 2년 전부터일까, '계절 모르는 가전'이라는 말이 유통가에 돌았다. 전에도 여름철 설치 순서가 밀릴 것을 걱정해 가을, 겨울에 여름 가전을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금은 더 나아가 '방방냉방'이라며 방마다 두느라 겨울부터 팔리고 있다. 늦여름부터 가을이면 갑자기 닥치는 북풍에 여름도 안 갔건만 난방가전을 산다. 역시즌/시즌 특별 프로모션이었던 계절가전 상품들이 요즘은 일년 사계절 내내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과일매대의 과일도 점점 동남아시아를 닮아간다. 스타프루츠니 두리안이니, 조선시대 사람들은 본 적도 없는 과일들을 미래 작물로 낙점한 지방자치단체가 수두룩하다. 이미 강원도에서는 망고를 땄다고 한다. 가전이 팔리고 과일 열리는 시기를 면밀히 들여다보려니 '늦었다'는 생각만 든다. 팬데믹 전 '다시는 코로나19 없는 세상을 보지 못할 것'이라던 정부의 말처럼 우리는 위기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요즘 마음이 비슷한 사람들과 만나면 이런저런 생필품 공유를 하고 있다. 설거지 비누 후기라든가, 자연 수세미 공동구매 같은 이야기들을 나눈다. 반신반의 하면서도 바꿔보면 왜 그동안 환경 오염을 시키던 걸 썼나 의아하다. 태어나던 때부터 이미 부모가 쓰던 설거지 세제와 플라스틱 수세미가 너무 당연한 줄 알았다. 나 혼자로 뭐가 바뀔까 하면서 시작했지만 집을 나서는 손에 들린 재활용 봉투는 전보다 무척 가볍다. 그리고 혼자가 아니다. 유통기업들이 고객을 맞는 첫 화면과 첫 매대에 올린 친환경 아이디어 상품들 후기에 빼곡한 글들이 우리 모두의 노력을 방증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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