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로제와인 글로벌 톱10
캠핑이든 가벼운 주말 1박 여행이든 빠질 수 없는게 바로 고기 굽기다. 고기엔 레드와인이란 단순한 명제를 따라 진득한 까버네 소비뇽이나 시라를 함께 했더니 안그래도 더운 날씨에 뭔가 텁텁하고, 그렇다고 차갑게 얼음물에 재워둔 소비뇽 블랑을 마시자니 뭔가 싱겁다.
음식과 와인의 궁합, 마리아주 관점에서 보면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굽는다면 까버네 소비뇽이나 시라 품종의 와인이 좋은 선택일 수 있다. 양념 고기라면 소스에 따라 진판델이나 산지오베제, 또는 산도와 달콤함이 어우러진 리슬링도 좋다. 닭고기나 생선, 아니면 채소를 불판 위에 올렸다면 소비뇽 블랑이나 피노 그리지오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재료들을 모두 어우르는 와인을 하나 꼽으라면 바로 로제 와인이다. 로제와인은 적포도로 만들어 색이 붉은 빛을 낸다. 그런데 양조할 때는 화이트 와인을 만들듯이 빠르게 압착해 만들어 청량감을 느낄 수 있다. 고기는 물론 잘 익은 김치까지 대부분의 음식과 잘 어울리니 그야말로 '만능'이다.
로제의 위상 자체도 많이 바뀌었다. 이전에 예쁜 빛깔 만을 내세워 이벤트용이거나 와이너리에서도 구색 맞추기로 취급받았다면 지금은 화이트와인의 섬세함에 레드와인의 매력이 더해져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올해 마스터 오브 와인(MW)과 마스터 소믈리에 등이 '글로벌 로제와인 마스터'로 꼽은 와인들은 로제의 전통 강자인 프랑스 남부의 프로방스와 랑그독 와인이 상위에 오르긴 했지만 이탈리아 투스카니와 뉴질랜드 말로보까지 지역도 넓어졌고, 가격도 1~2만원 선부터 몇 십만원까지 다양했다. 이제 로제와인도 각자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글로벌 마스터는 대부분의 와인 품평회와 달리 특정 품종 만을 대상으로 하며, 생산지 등에 대한 정보를 배제하고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만 평가한다.
먼저 가성비 최고의 '메모리 드 소피 발로즈'다. 프랑스 프로방스에서 만들어졌으며, 마스터급으로 오른 로제 와인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소피 발로즈는 19세기 후반 랑그독 지역의 와이너리에서 일했던 한 여성의 이름이다. 와이너리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권리를 위해 싸웠고, 결국 더 나은 노동 여건을 쟁취한 그녀를 기리기 위해서다. 옅은 복숭아색을 띠며, 부드러운 복숭아와 사과, 석류 등의 과실을 느낄 수 있다.
호주 빅토리아 지역의 '디 보톨리 로제로제'는 품종 블렌딩의 묘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산지오베제와 시라, 메를로, 소비뇽 블랑, 그르나슈까지 들어있다. 옅은 핑크빛에 딸리와 체리, 살구 등 과실향이 가득하다. 산미는 산뜻한데 버터같은 부드러운 질감에 타닌까지 느낄 수 있다. 섬세하면서 구조감도 좋다.
가격을 좀 높이면 샤또 데스클랑의 '레 클랑'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레 클랑은 한국 소비자들도 많이 찾는 로제 와인이다. 대한항공의 퍼스트 클래스와 프리스티지 클래스에서 이 와인을 제공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복숭아에 달콤한 오렌지, 바닐라 향 등이 특징이며, 여운이 길다.
프로방스에서 고급 와인으로 이름난 도멘 오뜨의 '에뚜알'과 제라드 베르뜨랑의 '샤또 라 쏘바존 로제', 샤또 데스클랑의 '가루스' 등도 톱10 안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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