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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大記者의 西村브리핑] 반복되는 '낙하산'...국민·국가의 손해

이정희 대기자.

'낙하산 인사'는 내부 경쟁을 거치지 않고 위에서 바로 떨어진다. 대선 캠프를 거쳤거나, 집권세력과 이념 코드가 같거나, 선거에서 낙마한 사람들이 꿰찬다. 공수부대로 비유해보면 낙하 훈련도 안받고 갑자기 땅에 뚝 떨어진 모양새다. 백이면 백 다 실패작들이다.

 

지난 19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 이학재 전 국회의원이,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에는 윤석대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에는 유병태 전 코람코자산신탁 이사가 취임했다. 이학재 사장은 민선 3·4기 인천 서구청장과 18~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에는 캠프에서 정무특보로 일했다. 윤석대 사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지냈으며 윤석열 캠프에서 비서실 정책위원으로 활동했다. 유병태 주택도시보증공사 신임 사장은 윤석열 캠프 출신은 아니지만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끈끈한 학맥을 갖고 있다. 유 사장은 원 장관과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다. 2009~2018년 케이비(KB)부동산신탁 이사, 2019년부터 코람코자산신탁 이사를 지내는 동안 준법감시 업무를 맡았다.

 

앞서 지난 2월 함진규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도로공사 사장으로 취임했으며 지난해 11월엔 정용기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을, 같은 해 12월에는 최연혜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한국가스공사 사장 자리를 꿰찼다. 하나같이 해당 분야 경험이나 전문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려운 정치인들이다. 주목해야 할 일은 이달 12일에는 최연혜 사장에 이어 '2인자'격인 한국가스공사 상임감사 자리도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강진구 전 법무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입성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주요 인사들에 대한 '공천 교통정리'가 이루어지면서 정치권발 공공기관장 낙하산 인사도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당장 차기 사장 공모를 앞둔 한국전력 사장직을 두고도, 윤석열 대선 후보 특별고문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김동철 전 의원과 새누리당 20대 국회의원이자 여의도연구원장 출신인 김종석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민간위원장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정치인이라고 해서 공공기관장을 하지 말란 법은 없다. 대통령과 국정 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이 경영·관리를 맡는 게 나은 경우도 있다. 대선 후 어느 정도의 논공행상은 정치적으로 불가피하다. 하지만 최근 인사가 이뤄진 곳들이 상당한 정책 전문성을 요구하는 중요 기관들이라는 점에서 특히 낙하산 인사가 걱정스러울 수 밖에 없다.

 

"같은 과정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다."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토 아인슈타인의 말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낙하산 인사는 '누구나 그랬다'는 식으로 덮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낙하산 인사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국민과 국가에 타격을 준다.

 

우선 국민의 재산상 손해를 초래한다. 함량 미달의 낙하산 기관장은 반대하는 노조를 달래기 위해 복리 후생을 늘린다. 부채가 수백조원에 이르는데도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등 비효율과 방만 경영이 초래되는 배경이다. 이는 공공요금 인상, 세금 증가 등으로 국민에게 전가된다.

 

둘째, 국가의 신뢰 기반을 무너뜨린다. 낙하산이 만연하면 열심히 해당 분야에서 경험·지식을 쌓는 것보다 권력에 줄 대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확산한다. 공평한 기회를 빼앗고 공정 경쟁의 원칙이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와 악폐는 여기서 싹튼다. 그래서 낙하산 인사가 나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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