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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201>와인, 오래 묵힐수록 좋다고?

<201>마궁와세 ④와인 숙성

 

안상미 기자

"아이들의 탄생빈(출생 연도+와인 빈티지)으로 어떤 것이 좋을까요?"

 

와인이란게 그렇다. 한 번 시작을 하면 점점 더 맛있는, 다른 말로 하면 좋지만 가격도 비싼 것을 찾게 되고 기념일에 함께 하고싶은 와인이 생긴다.

 

문제는 와인의 가격이 아깝지 않을만한 기념일은 현재와 너무 멀리 떨어졌다는 점이다. 아이가 태어난 해를 기념해 같은 연도에 만들어진 와인을 샀다면 성인이 될 때까지 무려 20년을 기다려야 한다. 장기 숙성이 가능하다는 추천을 받아 샀더라도 그 와인이 실제 20년간의 세월을 견뎌줄 지는 또 다른 문제다.

 

프랑스 보르도의 와이너리 샤또 딸보의 저장고. 2022년 빈티지는 병입되지 않고 아직도 오크통 속에서 숙성되고 있다. /와인스펙테이터

마실수록 궁금한 점이 많아지는게 와인의 세계다. 이번 '마궁와세'의 주제는 와인의 숙성이다. 먼저 고정관념부터 깨고 들어가야 한다. 와인은 숙성할 수록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변해간다.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말이다.

 

와인은 다 만들어져 병입되서도 복잡미묘한 변화가 계속된다. 레드 와인이라면 보라색에 가깝게 짙은 색은 옅어지고, 단단하고 거친 부분은 둥글어진다.

 

와인의 숙성 잠재력은 포도 품종부터 생산된 해의 기후나 환경에 따라 정해진다. 보르도의 엉프리뫼르처럼 와인 전문가들은 잘 숙성되면 어떤 맛일지, 언제 마시는게 가장 좋을지 예측한다.

 

만약 오래 숙성해서 좋을 와인이라면 매력 포인트가 다를 뿐 바로 마셔도 당연히 맛있다. 만든지 얼마 안된 와인이라면 밝고 신선한 과실미가 매력일테고, 수 년 동안 숙성됐다면 복합적이고 2차 숙성에 따른 흙내음과 가죽의 향까지 느낄 수 있게된다.

 

의외로 많은 이들의 입맛에는 오래 숙성한 와인이 맞지 않는다. 유럽이나 미국 등 해외에서도 일반적인 경향이다.

 

실제 소위 '5대 샤또'라고 불리는 보르도 1등급 그랑 크뤼 와인의 시음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가장 오래된 빈티지가 1964년이었고, 1978년, 1983년 와인들도 있었다. 한 병에 수 십만원, 많게는 백만원에 달하는 와인인데 분위기는 좋지 못했다. 호평을 하는 이도 있었지만 많은 이들에게 와인의 맛은 꿈꿔왔던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고, 수십만원을 지불할 만한 값어치가 있냐는 물음이 나왔다.

 

그리고 기억해야 할 하나의 조언은 일반적으로 오래된 와인에서는 오래된 맛이 난다는 것. 오래 묵혀둘 수 있는 와인은 소수일 뿐 오히려 반대의 경우가 대부분이다.

 

와인 자체의 숙성 잠재력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보관이다. 직사광선이 없고, 진동도 없는 상태에서 온도는 약 12도 안팎으로 일관되게 유지되어야 한다. 만약 창고나 싱크대 밑에서 오래된 와인 한 병을 발견했다면 아마도 마실 와인이 아니라 그냥 기념품으로만 간직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안전한 기념일 와인을 찾는다면 포트와인처럼 태생부터 장기 보관을 고려한 주정강화 와인이 답이 될 수 있다. 유럽에서는 자녀의 '탄생빈'으로 포트와인을 사놨다가 성년식이나 결혼식과 같은 기념일에 같이 마시곤 했다. 강한 단맛에 탄닌, 높은 알코올 도수를 지녔으니 맛 자체에 대한 호불호는 또 다른 고려사항이다. 역시나 와인은 많이 마셔보는 것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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