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칼럼

[신세철의 쉬운경제] "섬김을 받지 않고 섬기겠다!" ①

입헌군주제 영국에서 찰스 황태자가 대관식에서 국민들에게 "섬김을 받지 않고 섬기는 국왕이 되겠다."고 맹서했다고 한다. 모든 나라의 지도자들이 그런 이상국가를 꿈꾼다면 세상에 무슨 갈등과 분열이 일어나겠는가? 어쩌면 군주제를 폐지하라는 상당수 영국인들의 저항을 염두에 둔 말인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섬기려면 상대방의 마음을 읽으려는 자세를 새겨야지 말로만 되는 일이 아니다. 미사여구 말장난이 아니라 실천하는 자세를 가질 때 비로소 신뢰가 차츰 쌓여간다. 우리가 자주 경험하는 바와 같이 입으로만 "국민여러분!"을 외치면 외칠수록 불신은 깊어져 간다.

 

우리나라는 미래의 잠재력과 창의력을 키우기보다 그저 경쟁이나 부추기는 교육제도 아래서 허위의식에 젖은 인사들이 엉뚱한 소리를 하는 분위기가 자라났다. 예건대, 교육문제와 집값문제가 설키고 얽혀 갈 때 어떤 고위공직자는 강남에 산다고 으스대면서 "강남에 살려고 애쓰지 말라"며 헛기침하며 웃음을 지었다. "가재, 붕어, 개구리가 용이 되려고 버둥댈 필요가 없다"는 헛소리나 거기서거기다. 그러다보니 자신들의 주인이어야 할 국민을 '개돼지'로 취급하려는 공직자(civil servant)들이 판치게 되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한때 한 가닥 하던 어느 노신사는 자신의 경력을 주워섬기다가 느닷없이 "배고픔에 시달리던 우리가 이제는 살빼기를 걱정하는 풍요를 누리면도서 불평불만이 많다."며 분개(?) 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그 소리는 저자신이 한국사회의 굶주림을 해결하는데 큰 몫을 한 듯이 으스대는 장면이었다. 남다른 영화를 누려왔던 그가 '옛날의 금잔디 동산' 추억에 취해서 오래도록 깨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자신만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 착각하고 말과 행동을 따로따로하며 '어리석은 백성'들을 세치 혀로 순치시키려드니 이들 때문에 사람들 사이의 신뢰는 갈수록 엷어져 가고 있다.

 

국민소득 3만 5천 달러에 이르는 경제 강국이 되어서도 사람들의 행복지수는 OECD 최하위 수준인 까닭은 무엇일까? 갈수록 뿌리내려가는 불신풍토에서 상당부분 찾을 수 있을 게다. 분명한 사실은 남을 속이려들다가는 결국 제 자신도 속여야 한다. "거짓말은 남의 마음을 잠시 아프게 하지만 자신의 머리를 혼란스럽게 만들기 마련이다.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에서 저 자신은 남들과 격이 다르다고 혼동하는 소인배들 사이에 어찌 믿음이 싹트고 두터워지겠는가? 어느 사회고 신뢰구축은 누군가를 우러르고 받들기보다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가질 때 깊어진다.

 

개발초기, 절대빈곤 상황에서는 경제구조가 단순한데다가 뒤돌아보거나 앞을 내다볼 겨를이 없기 때문에 신뢰가 부족하더라도 그럭저럭 지나칠 수 있었다. 경제순환구조가 복잡해질수록 불신의 폐해는 꿈틀대며 사방으로 번져간다. 불신이 커갈수록 선과 악 구분 없이 남을 속이려드는 사회가 될 위험이 자란다. 자다가도 패거리 가르기를 조장하니 애꿎은 '팬덤'들이 판단력을 상실하여 무작정 덤벼드는 자세를 가지려든다. 너나없이 옳고 그름을 분간하지 못하는 분위기에 휩쓸려드는 막창 환경에서 국민을 섬기려는 진정한 지도자들이 탄생하기가 어디 그리 쉬운 일이겠는가?

 

'욕망으로부터의 자유'저자 신세철.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