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새마을금고의 부실 우려가 세간의 이슈다. 지난 4월 말 기준 새마을금고 수신 잔액은 258조2800억원으로 지난 2월 말(265조2700억원) 대비 6조9900억원이나 감소했다. 두 달 새 7조원 가까이 인출된 것. 일부 새마을금고에선 돈을 인출하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도 있었다. 연체율 급등 등 부실 우려 소문이 결정적이었다. 실제로 새마을금고 대출 연체율은 지난달 말 6.18%에 달했다. 다급해진 정부가 달래기에 나섰다. 행안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은 합동 브리핑까지 했다. 정부가 돈을 빌려서라도 유동성을 지원하겠다며 국민을 안심시켰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정책수단을 활용해 국민에게 재산상 손실이 결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새마을금고는 1997년 외환위기 등 더 어려운 금융위기 당시에도 고객 예금을 지급하지 못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는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이 왜 급등했는 지, 그동안 왜 아무런 조치가 없었는 지 설명이 부족했다. 새마을금고가 위기에 봉착한 원인은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이다. 지난해 말 기준 새마을금고의 대출 잔액은 213조2000억원. 이 가운데 부동산 시행사 등 기업에 내준 대출 잔액이 111조6000억원에 달한다. 관리 감독의 책임이 있는 행안부는 '사람'과 '돈'을 지킬 능력이 있는 것일까.
#. 얼마 전 건설업체 지인과 만난 적이 있다. 건설 자재 가격이 급등해 분양가도 덩달아 오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건축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건설현장의 도덕적해이(모럴헤저드)를 걱정했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일부 하청업체의 부실 공사가 있을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아니나 다를까. 지난 4월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일어났다. 설계부터 감리, 시공까지 총체적 부실의 합작품이었다. 국토교통부 조사결과 구조 설계상 모든 기둥(32개소)에 철근이 필요한데, 기둥 15개에 철근을 적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표기했고, 감리는 설계도면을 확인·승인하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사고현장 기둥을 확인한 결과 8곳 중 4곳에서 설계서에서 넣으라고 한 철근이 빠졌고, 사고 부위의 콘크리트 강도까지 기준에 못미쳤다. 결국 시공사는 전면 재시공을 발표하고 입주지연에 따른 보상을 약속했다. 철거공사비, 신축공사비 등을 감안하면 5500억원을 추가 투입해야 한다. 철저하지 못했던 안일함의 대가다.
#. 통계학자인 한스 로슬링은 '팩트풀니스'라는 책에서 어떤 문제가 일어났을 때 단일한 원인, 단일한 해결책을 선호하는 성향을 '단일 관점 본능'이라고 지적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단순한 시각에 끌리는 경향이 있고, 이것이 세계를 오해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바라봐야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논리다. 새마을금고의 일시적 뱅크런 사태나 대단지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 모두 한가지 문제점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했다.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위험성을 몰랐거나 감지하고도 눈을 감았다. 한 곳, 한 명이라도 눈을 똑바로 뜨고 문제점을 직시했더라면 두 사건의 전개는 달라졌고, 신뢰도 깨지지 않았다. 국가가 예금을 보장한다 하더라도, 시공사가 손해를 감수하고 집을 다시 짓는다고 해도 신뢰의 공든탑은 이미 무너졌다. 한스 로슬링은 지적한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해법은 없다'고. 금융사, 건설사 모두 신뢰를 되찾기 위해 올인하고, 관리 감독 체계를 강화하는 다각적인 해법이 있어야 한다. /금융·부동산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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