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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두 얼굴의 마법사 ③

'욕망으로부터의 자유'저자 신세철.

성경에서 "속임수로 뺏은 빵은 달콤하지만 뒷날 그 입은 자갈로 가득 찬다(잠언 20;7)"고 하였다. 주변에서 볼 때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사회에 기여하면서 선하게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그 돈을 보람차게 쓰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 그들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남다른 보람과 누군가에게 베푸는 기쁨을 함께 느끼는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이다. 반대로 남의 불행 위에 나의 행복을 쌓으려다보면 결국에는 자기 스스로 더 큰 불행을 당하기 마련이다. 남이야 어떻게 되던 개의치 않고 돈을 긁어모으는 인사들이 어렵게 모은 돈을 어찌 의롭게 쓸 수 있을까? 위험을 무릅쓰고 누군가를 속여 가며 힘들게 얻은 떡을 어찌 남들에게 쉽게 나누어주겠는가?

 

A는 일찍이 장학재단을 설립하겠다는 말을 꺼내 세상 물정 모르는 애송이들을 부럽게 만들었다. 박봉의 월급쟁이로서 살림살이도 빠듯할 텐데, 그처럼 큰 꿈을 꾸다니 나 같은 소인배가 어찌 아니 감동하겠는가? 어릴 때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을 선하게 대해야 자신도 선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배웠다. 그런데 어찌된 셈인지 점점 돈에 걸신이 들어가며 쓸데없이 남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였다. 돈에 꼬리표가 없다고 하지만, 그가 자랑하는 돈은 오염되었을 거라고 어렴풋이 짐작하면서 가까이 하기 싫어졌다. 언젠가 '뇌물 네고시에이터'라는 소문이 바람결에 떠다니다 결국 같이 일하던 동료가 내부고발자(whistle blower)가 되고 말았다.

 

돈이 쌓여가면서 세상이 마치 자신을 위해서 있다는 듯이 거들먹거렸다. 살기 힘들 때는 그래도 남을 생각하는 면모가 조금은 있었는데 쌓아올리는 돈의 높이가 높아지면서 오만과 편견의 포로가 되었다. 누군가의 말처럼 "뇌물을 받기 시작하면 상대가 자신을 존경하기 때문에 남모르게 돈을 갖다 준다"고 착각했기 때문일까? 그래서 그런지 힘없고 어리석은(?) 주변사람들에게 공연한 트집을 잡고 얼굴을 찡그렸다. 영문 모를 돈을 움켜쥐고부터는 남들이 열심히 사는 꼴을 못 보고 뒤에서 얼토당토않은 귓속말을 늘어놓기 일쑤였다. 속담처럼 (탐관오리들은) "내 밑이 구리면 남의 밑도 구린 줄로 착각한다."고 넘겨짚었기 때문일까?

 

교화를 받고 나서도 부끄러움을 느끼기커녕 더 더욱 돈에 걸신이 들어가며 돈 자랑 하는 꼴이 보였다. 정당성 없는 돈이 지나치게 넘쳐도 더욱 목말라하다 보니 그의 정신세계는 점점 더 피폐해 가지 않았을까? "금과 옥이 집안에 가득차도 그 것을 지킬 수 없고, 부귀하면서 교만하면 스스로 허물을 자초한다.(金玉滿堂 莫之能守, 富貴而驕 自遺其咎, 노자, 도덕경 제9장)고 하였다. 하물며 남의 것을 뺏어다가 쌓아 노은 돈을 어찌 오래 지킬 수 있겠는가? 아무래도 돈은 은인이 되었다가도 정신 차리지 아니하면 다시 원수가 될지 모르는 두 얼굴의 마법사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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