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식품, 외식물가 상승에 위축된 소비심리를 진작시키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올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물가상승률이 안정세를 찾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가공식품 등 식품기업의 가격인상 단행이 이어지자 적극적인 개입으로 소비심리 진작에 나섰다.
반면,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장 고객은 여전히 고물가 현상에 위축된 상태다. 유통가는 모객을 위해 PB 상품 가격을 인하하고 미끼상품을 편성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17일 유통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라면 등 주요 가공식품 인하에도 고객들이 이를 실질적으로 체감하지 못하면서 업계가 다양한 프로모션과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개월 연속 하향세를 보인 데 이어 지난달 2.7% 수준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지수 또한 상승폭이 줄어들다 지난 4월부터 하락세로 전환했다. 소비심리지수 또한 13개월만에 100.7을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소비심리가 하회하면 비관적, 상회하면 낙관적이라고 본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넘어 고무적인 조사결과지만 실제 현장에서 고객들이 느끼는 바는 반대다. 리얼서치코리아가 이달 초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실제 라면 등 품목에서 가격 인하가 있었음에도 응답자의 71.0%는 가공식품 가격 인상에 대한 체감도를 '많이 올랐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응답자 중 24.5%도 '약간 올랐다'고 답해 '거의 안 올랐다'와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각각 2.3%, 2.2%에 불과했다.
주요 농산물 산지를 중심으로 폭우와 이상기후 피해가 계속 보고되면서 채소값 폭등까지 예상돼 올여름 고객의 실질 물가 체감은 더욱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물가를 체감하는 기초식품군의 가격이 다소 인하했어도 인상 당시 충격이 커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며 "고객의 물가 체감과 소비심리는 B2C 유통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다 보니 다양한 행사를 전개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편의점 업계는 생수 등에서 공격적인 가격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달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생수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대비 10.8% 올랐다. 제주삼다수와 아이시스, 강원평창수 등 주요 생수 제품이 일제히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 편의점 업계는 이벤트를 열고 초저가 생수를 선보였다.
GS25는 지난 14일까지 제주 삼다수 2L(6개입) 상품을 1+1으로 판매했으며 CU는 12일부터 아이시스 2L(6개입) 상품을 정상가 대비 45% 할인한 2000원에 판매했다. 세븐일레븐도 11일까지 풀무원워터루틴(500ml) 상품을 100원에 판매했고, 이마트24는 PB 아임e하루이리터(500ml) 상품 가격을 12월까지 600원으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편의점 4개사는 '백원경쟁'에 나선 것뿐 아니라 이달 1+1, 2+1 프로모션과 특별 가격할인 이벤트에서 저마다 '역대 최다' '업계 최저 수준' 등을 내걸고 식자재와 가공식품을 판매 중이다.
대형마트들도 비슷하다. 이마트는 이달 연중 프로젝트 '더 리미티드' 3차 상품 53개 품목을 공개했다. 더 리미티드는 분기별로 고객이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생활 필수품을 선정, 초저가 수준으로 선보이는 행사다. 특별히 이번 3차 더 리미티드는 약 70%를 식품으로 구성하여 물가 안정에 대한 체감 효과를 높였다.
홈플러스의 '물가안정 365'도 같은 취지의 행사다.
롯데마트도 롯데슈퍼와 함께 이달 물가안정 공동구매 프로젝트 '온리원딜'을 론칭했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온리원딜'의 이미지를 상품에 부착함으로써, 고객들에게 최고의 가성비 상품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계획이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고물가 시기가 지속될 것을 감안해 올 8월까지 25가지 품목의 '온리원딜' 상품을 운영하고 해당 상품을 가성비 대표 상품으로 고객에게 선보인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매장은 전제가 되는 물가가 어떻든 고객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보여야 집객할 수 있어 더더욱 신경써서 이벤트를 구성할 수밖에 없다"며 "대부분 초저가 경쟁을 벌이는 이벤트가 품목을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물가 안정' 등을 캐치프레이즈로 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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