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하지 않고 살 수는 없다. 주변에 사람이 없다 하더라도 혼잣말이라도 하게 되어 있다. 혼잣말을 하다가 범죄의 확증을 제공한 실화도 있다. 미국의 억만장자이자 2건의 살인사건 용의자였던 로버트 더스트는 9.11테러 때 무너졌던 세계무역센터를 재건한 부동산 재벌가의 장남이자 승계자였다. 그는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를 살해했다는 용의자였으나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다. 아내 살인에 대한 불리한 증언을 할 예정으로 있던 친하게 지내던 잡지기자 또한 죽였다는 수사의 유력 용의자로 조사를 받다가 역시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다.
이로부터 십 년이 넘게 흐른 후 미국의 한 감독이 이 사건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는데 의외로 그는 인터뷰에 흔쾌히 응했다. 이유는 이 의혹을 없애기 위해서 라면서, 하지만 여기서 결정적인 증거가 되는"우연" 이 발생한다. 촬영을 마친 후에 마이크와 카메라가 아직 켜진 것을 모르고 그는 혼잣말로"내가 무슨 짓을 했냐고? 물론 다 죽여 버렸지."(What the hell did I do? Killed them all, of course.)라고 독백을 했다. 놀란 감독은 녹음된 이 발언을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그는 긴급 체포됐다.
이는 단순 농담이었으며 동의를 받지 않은 녹음은 증거가 될 수 없다고 하며 무죄를 주장했으나 마침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드라마 같은 이 얘기는 물론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세상사 모든 일의 화근이 입에서부터 나오는 것이 다반사이기에 오죽하면'설화(舌禍)' 라는 글귀까지 있다. 올해는 신자진申子辰 즉 원숭이 쥐 용띠가 눌 삼재에 해당한다. 삼재의 으뜸이 구설이다. 안하고 살 수 없는 것이 말이기도 하지만 말이 많으면 많을수록 빈 수레가 되기 십상이다. 말을 안 하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속담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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