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의 말도 없이. 떠나가는 새벽 열차, 대전발 영시 오십분."
'대전 부르스'의 노랫말이다. 열차 승무원이었던 최치수가 작사한 곡인데 가수 조용필이 리메이크해 더 유명해졌다.
대전역에서 대전발 목포행 0시 50분을 노래한 이 곡에서 힌트를 얻어 탄생한 행사가 '대전 0시 축제'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당시 동구청장 재임 때 첫 선을 보였다. 한 여름밤, 자정에 열린다는 차별화로 전국에서 20만 명이 대전을 찾았다. 그런데, 이 축제는 2009년 첫 회를 끝으로 폐지됐다. 이 시장이 지방선거에서 낙선하면서다.
이 시장이 6·1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면서 0시 축제는 부활을 알렸다. 이 시장은 "영국 에든버러 축제를 모델로 부활시켜 원도심 활성화의 기폭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영국 에든버러 축제는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에서 8월에 열리는 공연예술 축제다. 스코틀랜드 고유의 클래식 음악과 오페라, 연극, 춤이 전 세계 관광객들을 홀린다. 화려한 축제 뒤에는 지난 1947년, 제2차 세계대전 후 황폐해진 스코틀랜드와 영국의 문화 부흥을 이끌고 '인간 정신을 꽃피우는 기반을 제공한다'는 철학이 숨어있다.
대전 0시 축제 또한 단순히 먹고 노는 행사가 아닌 지역경제 부흥과 도시 인프라 확충, 나아가 전 세계적 축제로 발돋움하자는 철학을 토대로 기획됐다.
그런데, 옥의 티가 있다.
자정에 열리는 축제가 끝나고 나면 시민들이 집에 돌아갈 길이 막막해진다. 대중교통이 끊겨서다. 행사 기간 중 지하철을 새벽 1시까지 연장 운행한다지만, 시내버스는 평소대로 11시 즈음 운행이 종료된다.
대전 지하철은 1호선이 유일하다. 지하철이 서지 않는 역이 많다는 의미다. 더구나, 관광객들이 대전 복합터미널에서 축제가 열리는 중앙로 일원까지 버스로 이동해야 하지만 이 또한 어려워졌다.
축제 후 시민들의 귀가 시 불편이 예상된다. 축제 기간만이라도 버스 연장 운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그런데, 대전시의 대답은 "기사 인건비 등 추가 비용 부담이 커 버스 연장 운행은 힘들다."
대전시는 과거 0시 축제보다 10배 이상 많은 200만~300만 명의 관람객을 추산했다.
축제는 즐거워야 한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축제가 되려면 교통이 편리해야 하고, 안전해야한다. 이장우 시장은 버스 연장 운행 여부를 옥의 티로 남겨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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