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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근의 관망과 훈수] 중국이 바뀌고 있는걸까

차상근

[차상근의 관망과 훈수] 중국이 바뀌고 있는걸까

 

"더 높은 수준의 새로운 개방형 경제 신체제를 건설해라"

 

중국 최고 지도자 시진핑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지난달 11일 열린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전면심화개혁위원회 2차 회의에서 내세운 국정과제이다. 시 주석은 이날 지방정부의 재정계획과 과학기술계 혁신 생태계 조성 등 주요 정책과제를 함께 언급했지만 중국 안팎에서 가장 주목받은 건 경제 개방 심화를 독려하는 주문이었다.

 

중국이 변하고 있는 것일까.

 

공동부유론이나 중국식 사회주의 시장경제, 신형 대국관계론 등 시진핑 집권 2기동안 중국 대륙을 옭아맸던 국수주의적 구호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일단 한발 뒤로 처진 형국이다.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를 위시한 빅테크기업을 반독점으로 몰아부치고 사교육 시장에 철퇴를 가하며 민영 대기업을 장악해가던 분위기도 분명 수그러들었다.

 

변화의 조짐은 지난해 12월 소비주도성장을 향후 경제개발의 핵심의제로 채택하고부터 표출되고 있다. 시진핑 3기 정부가 사실상 출범한 지난 3월 양회 이후에는 실질적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대내적으로 민영 및 외자기업들을 만나 시장경제 진작 의지를 표출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미국에 유화적 제스처를 연발하는 중이다. 물론 대만문제를 포함한 국익관계에서는 강대강 대치국면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화의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이다.

 

지난달 중순 리창 국무원총리는 플랫폼기업 좌담회를 가졌다. 리총리는 플랫폼 경제가 수요 확대에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고 혁신·발전을 위한 신형 엔진을 제공했다고 치하하고 플랫폼 기업들이 발전을 이끌고 국제 경쟁에서 크게 실력을 떨치길 바란다고 독려했다. 또 각급 정부가 플랫폼 기업과 상설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구축해 어려움과 요구를 적시에 수용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지난 몇 년간 알리바바와 메이퇀, 디디추싱 등으로 대표되는 인터넷 플랫폼기업들이 반독과점 캠페인의 희생양이 됐던 사실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이다. 이를 필두로 장관급 인사들은 부동산, 증권, 자동차, 화공, 통신업계 등과 연쇄 좌담회를 가지며 민영기업들을 독려했다.

 

중국공산당 최고위급 의사결정기구인 중앙정치국의 지난주 회의에서는 소비주도 성장정책의 이행방안을 담은 '소비 회복 및 확대를 위한 20개 조치'를 채택하며 시장중시 정책에 박차를 가했다.

 

수교 이후 최고수위 갈등상황에 빠져 있는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변화의 기운이 확연해지고 있다.

 

미 국무장관으로는 5년만에 토니 블링컨 장관이 지난 6월 중순 방중해 시진핑 주석을 만난데 이어 약 2주뒤에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했다. 이어 존 케리 기후변화 특사가 방중해 한정 국가부주석, 리창 국무원 총리 등을 면담했다. 이와 함께 반도체를 비롯한 미국 최첨단 기술의 대 중국 수출통제를 지휘하고 있는 지나 러몬드 상무장관도 이달 하순 방문할 예정이어서 바이든 정부의 고위급 인사 4명이 두달여새 베이징을 연쇄적으로 찾아 고위급 대화를 이어간다.

 

또 하나 눈여겨볼 만한 것은 반세기전 미중 수교를 이끈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지난 18일 100세의 노구를 이끌고 베이징을 찾았다는 점이다. 키신저 전 장관은 시진핑 주석을 면담했고 앞서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을 만나 양국관계의 안정을 역설했다. 키신저 전 장관의 베이징행은 중국측이 초청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중국 지도부가 극단적으로 꼬여있는 미중 대치구도를 풀기 위해 키신저 전 장관의 상징적 역할을 기대했다는 분석이 있다.

 

미중 고위급 연쇄 회동은 이전과 달리 양측의 이견이 접점으로 수렴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정부가 대내외에 공포하는 친시장적 메시지 또한 경제적으로든 외교적으로든 강력한 필요성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그런데 과거 선례를 볼 때 중국이 공동부유론, 신형대국론이라는 이념적 아젠다를 불과 몇 년만에 수정하거나 뒤집 지는 않을 것이다. 기존 동북아 질서의 분절적 유형이 탄생할 수도 있다. 우리로서는 순망치한의 관계인 중국의 변화를 더욱 주의깊게 관찰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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