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에너지 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25일 서부텍사스중질유 가격은 배럴당 90.03달러로 연말까지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름값이 오르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어려움이 커지고 있고 대중교통 요금도 영향을 받으면서 서민 고충과 시름도 짙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에너지 수장인 방문규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 20일 취임사를 통해 11개월째 내리막을 걷는 수출 반등, 첨단산업 초격차 확보와 함께 에너지 정책을 취임 이후 추진할 3가지 정책 방향으로 꼽았다. 에너지 정책 실패로 넉달 전 물러난 정승일 전 사장의 후임으로 나선 김동철 신임 사장도 취임사에서 200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적자 해소와 전기요금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국제 에너지가격 급등으로 한전 적자는 200조원을 넘어섰고 회사채 발행도 한계에 이른 상황이다. 한전 협력업체 도산과 전력산업 생태계 붕괴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전이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전 누적적자 규모는 205조84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 이자 비용만 4조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신임 에너지 수장들이 전기요금 정상화를 화두로 꺼내면서, 4분기 전기요금은 소폭이라도 인상이 유력하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단가로 구성되는데, 한전은 지난 21일 4분기 연료비조정단가를 전 분기(3분기)와 동일한 1kWh(킬로와트시) 당 최대치인 5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최근 연료비는 하락했으나 한전 누적 적자를 감안한 것이다. 한전은 국제유가가 오를 경우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4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하더라도 한전 적자 누적은 해소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현 정부 임기 만료 1년 전인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전기요금을 인상해 현실화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올해 전기요금 인상분을 kWh당 51.6원으로 추산했는데, 1,2분기 인상분이 21.1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4분기 전기요금은 kWh당 30.5원을 인상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미 1,2분기 전기요금 인상으로 1년 전보다 40% 이상 인상된 상태다.
정부가 당장 전기요금 인상으로 한전 적자 해소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지만, 장기적으로 에너지 자립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한전 적자는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하는 구조에서 국제유가가 급등할 때마다 춤을 추기 때문이다.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도 기저 전력에서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기여도를 높여야 한다.
산업부 산하 전기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해 요금을 결정할 수 있는 체계 마련도 시급하다. 에너지 수장들이 팔수록 손해보는 구조의 전기요금 체계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물가 인상을 거론하며 전기요금 동결 가능성도 제기되기도 한다. 현행 전기요금은 전기사업법에 따라 한전이 조정안을 내 산업부에 신청하면 전기위에서 심의 의결을 거쳐 산업부가 최종 인가하는 방식인데, 물가안정법에 따라 물가 당국인 기획재정부와 요금 조정 수준을 협의한다. 올해 2분기에는 처음으로 정치권이 가세해, 당정이 협의하다 결국 인상을 결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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