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많은 꽃들이 봄과 여름에 피었다 지고 가을을 거치면서 그 결실을 맺는다. 그중 적지 않은 식물들이 인간에게 유용한, 건강에 무척 좋은 과실을 내어주니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과실만이 아니다. 어떤 식물은 그 줄기마저 오롯이 내어준다. 여름을 대표하는 꽃 중 하나인, 아름다우면서도 단아한 연꽃에서 얻어지는 '연근'이 그렇다.
연근은 일찍이 식재료는 물론 약용으로도 쓰일 만큼 우리에게는 친숙하다. 연의 뿌리줄기 연근은 『동의보감』에 "독이 없고 맛이 달며 토혈(피를 토하는 것)을 멎게 하고 어혈(정체되어 있는 혈)을 푼다."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연우(蓮藕)라는 본초 약명을 가지고 있다.
연근을 잘라 보면 단면이 끈끈한 느낌을 주는데 이는 뮤신(mucin)이라는 당단백질(단백질에 탄수화물이 공유 결합을 한 물질) 때문이다. 뮤신은 소화를 돕는 것은 물론 위염이나 위궤양과 같은 위장 질환을 예방한다. 양배추만큼이나 많은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어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주고 변비 예방과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비타민 C 또한 연근에는 풍부하다. 생것 100g 기준으로 일일 권장량의 30% 정도의 비타민 C가 들어 있다. 비타민 C는 강력한 항산화, 항암 작용을 하며 면역력 증진과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특히 회식이나 모임이 잦은 연말연시에는 술을 마실 기회 또한 늘어나는데 평소 음주를 즐기는 이들은 더 많이 비타민 C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흡연자들 또한 마찬가지다.
연근은 반찬이나 정과만이 아니라 쌀에 섞어 밥이나 죽으로 활용하거나 연근차로 즐기기도 한다.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얼마든 식탁에 더 자주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처염상정(處染常淨)이라 하여 연꽃은 "흙탕물 위에 피어나도 더러워지지 않고 늘 고결하다."고 했다. 하지만 그 연꽃이 피어나기 위해서는 흙탕물 속에서 꽃에 영양분을 보내고 단단히 받치고 있는 연근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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