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대통령과 자주 만난다"… 인요한, 원희룡 만나 감사 표해
혁신위, 30일에 '희생' 권고 혁신안 채택 전망
국민의힘 지도부와 '인요한 혁신위원회'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혁신위가 제시한 지도부·중진·친윤계(친윤석열계)의 희생(불출마·험지 출마) 권고에 당사자들이 반발하면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앞서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난 17일 만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권고에 대한 속도 조절 필요성에 공감하며 양측의 갈등은 잦아드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 23일 외부 영입 혁신위원들의 사퇴설까지 흘러나오면서 지도부와 혁신위의 갈등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25일) 김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울산 남구 달동과 선암동에서 세 차례에 걸쳐 의정보고회를 열었다. 김 대표는 혁신위의 '희생' 요구에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의정보고회에서 "내 지역구가 울산이고 내 고향도 울산이고 지역구를 가는데 왜 시비인가"라고 했다.
특히 김 대표는 의정보고회에서 "저는 대통령과 자주 만나 3시간씩도 이야기 한다. 주제를 가지고 (대화)하는 게 아니라 그냥 '프리토킹'을 한다"며 "어떤 때는 하루에 3, 4번씩 전화도 한다"고 했다. 이는 앞서 인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언급하자 "대통령을 당내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공개 비판한 것과 대조되는 행보다. 이에 김 대표가 사실상 혁신위의 요구를 거부하고 울산 출마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영남 중진인 주호영 의원과 장제원 의원 등이 혁신위의 권고를 거부한 바 있다.
혁신위도 물러서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달 출범한 혁신위는 60일 활동 기간의 반환점을 돌았다. 혁신위의 권고를 당사자들이 무응답으로 일관하면서 '조기 해체론'도 대두됐다. 이 가운데 혁신위 내에선 비(非) 정치인 출신과 정치인 출신 혁신위원 사이 당 주류에 대한 용퇴 압박 속도 조절과 혁신위 조기 해체를 두고 갈등이 일어났고, 지난 23일엔 박소연·이젬마·임장미 등 외부 위원들의 사퇴설도 나왔다.
이에 혁신위는 지난 24일 "사퇴의사를 표명했다고 일부 언론에 보도된 3명의 혁신위원과 인 위원장은 오늘 오찬을 하면서 확인한 바, 3명의 혁신위원이 사의표명을 한 바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수습에 나섰다.
혁신위의 압박 강도도 높아졌다. 김 대표가 울산에서 의정보고회를 진행한 25일, 인 위원장은 내년 총선 험지 출마설이 대두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인 위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출마를 시사한 원 장관에게 감사를 표했다. 혁신위의 '희생' 권고안을 당사자들이 받아들이도록 압박을 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당 지도부와 혁신위의 갈등은 이번주에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일단 혁신위는 오는 30일 지도부·중진·친윤계 희생 권고안을 정식으로 의결하고 당 지도부에 공식 혁신안으로 제안할 방침이다. 지도부·중진·친윤계 희생 안건을 '권고' 차원으로 마무리하려 했으나, 혁신위 내 갈등이 불거지며 이를 수습하기 위해서라도 행동에 나서는 것이다.
만일 지도부가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혁신위는 쇄신 동력이 고갈되면서 조기 해체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이 경우 혁신위에 전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힌 '김기현 지도부' 역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아울러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의 충격을 잊었다는 비판도 제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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