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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대(大)패드립의 시대'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1막 첫곡은 '대성당들의 시대'다. 아마 방송을 통해서도 많이 나올 정도로 꽤 인지도가 있는데, 종교가 세상의 중심인 시대를 그린 곡이다. 최근 정치인들 사이에서 '패드립'(패륜적 발언)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이 대목에서 '대성당들의 시대'가 아니라 '대(大)패드립의 시대'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패드립'이라는 단어가 이 아름다운 곡과 어울리지는 않지만 말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을 빚은 발언들은 보면, 그야말로 '大패드립의 시대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준석이는 도덕이 없다. 그것은 준석이 잘못이 아니라 부모 잘못이 큰 것 같다"는 발언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통합'을 강조하며 '이준석 끌어안기'를 해왔던 행보와는 배치돼서다.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암컷이 나와 설친다"는 발언에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해당 발언은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말로 해석되기에, 아직도 논란을 빚고 있다.

 

그들의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한국은 자식이 잘못하면 '집에서 잘못 가르쳤다'며 부모를 탓하는 정서가 존재하며, 여성비하적인 정서도 아직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저 발언을 보고 '맞는 말 했네' 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생각으로 하는 것과 사석에서 말을 하는 것, 그리고 공석에서 말을 하는 것은 다르다. 공적으로 아무런 직책을 맡지 않은 사람도 생각과 사석, 공석에서 할 말을 구분함에도, 이들은 자신의 '말의 무게'를 생각하지 않았다.

 

인 위원장이 이준석 전 대표에게 섭섭한 마음이 들 수 있다. 통합 행보를 해도 좋은 소리 한 마디 듣기 어려웠으니 말이다. 야당 소속의 최 전 의원이 윤석열 정부에 대해 비판을 해도 놀랍지 않다. 그러나 부모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혁신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누군가를 '암컷'이라고 빗댔을 때 어떤 정치적 효능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온라인 용어인 '패드립'을 정치면에서 보게 된 것도 씁쓸하다. 인 위원장의 발언이 비판받을 만 했고 당사자 입장에서는 화가 날 법한 발언이지만, 그를 지적하는 언사까지 격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大패드립의 시대'를 맞은 정치권이 이제는 미셸 오바마의 'When they go low, we go high(그들은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가자)'를 되새길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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