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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견리사의와 견리망의 다리

'욕망으로부터의 자유'저자 신세철.

어느 깊은 밤중에 양상군자가 부잣집 담을 넘으려 하는데 사나운 개가 지키고 있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개에게 고깃덩이를 던져 주면서 술 한잔 마시듯 기분 좋게 먹고 짖지 말라고 부탁했다. 견공이 대답하기를 ”당신이 밤손님이 아니라면 감지덕지하며 먹겠지만, 야밤에 도둑을 지키는 의무가 있는 내가 어찌 당신 같은 도둑이 준 고기를 먹을 수 있겠소? 견공을 어찌 탐관오리로 착각하고 수작을 부리냐며 도둑을꾸짖었다. (이솝 우화, ‘도둑과 맹견’에서 간추림) 이익이나 이권에 눈이 어두워 의리를 잊거나 외면하는 견리망의(見利忘義) 자세를 경계하라는 교훈이다. 어쩌면 세상에

는 무턱대고 받아먹으려는 개보다 못한 철면피가 많다는 경고인지 모른다.

 

교수들이 선정한 2023년 사자성어는 견리망의’라고 한다. 이익을 보면 어느새 도리를 외면하는 사회 풍토를 개탄한다는 뜻이다. ‘도둑이 외려 매를 든다’는 뜻의 적반하장(賊反荷杖)과 ‘무능한 자가 재능있는 체한다’는 남우충수(藍芋充數)가 뒤를 이었다. 한국 사회 모습을 사실 그대로 생생하게 표현했다는 느낌이다. 아마도 ‘사쿠라 노름’을 즐기는 뻔뻔스러운 인사들을 빗댄 말일 게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이 세상모든 불행의 원인인 탐욕에서 벗어나 사람의 도리를 지킬 수 있다. 감사하는 자세가 없으면 이권에 따라 눈초리가 돌아가 신의를 잃기가 쉽다. 작은 일에도 감사해야 조그만 잘못도 지나치지 않아 돌이키지 못할 불행으로 가는 길에서 벗어날 수 있다.

 

크고 작은 일에 감사할 줄 모르는 무리에게 친절하면 고마워하기는커녕 저 자신이 대단해서 그런 줄 알고 오히려 거들먹거린다. 감사할 줄 모르면 남의 것은 우습게 보면서 자기 것만 애지중지하다가 신의를 헌신짝처럼 저버린다. 욕심이 많다 보니 작은 이익만 보여도 금방 돌아서서 공사 간의 은혜를 거리낌 없이 저버린다. 그들은 자랑 스러운 패배가 명예롭지 못한 승리보다 오래도록 빛난다는 사실을 모른다. 새벽에 일어나서 밤에 잠에 들어서도 모두 감사할 일로 둘러싸여 있다. 의식주 어느 것 하나도 이 사회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해결할 수 없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이익을 보면 의를 생각하는 견리사의(見利思義) 자세로 주변까지도 떳떳하게 만들지만, 감사할 줄 모르면 견리망의하여 알게 모르게 사회에 해를 끼친다. 이런 파렴치한들이 권력이나 재력을 움켜쥐면 조직과 사회는 고달프기 마련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허둥지둥하는 까닭은 감사할 줄 몰라,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수치심과 죄의식을 벗어버린 자들이 여기저기 설치기 때문 아닐까? 감사하는 자세를 가지기만 하면 견리망의에서 견리사의로 가는 ‘희망의 다리’를 그리 어렵지 않게 건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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