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혁신안 받아들이는 데 시차 있어… 판단은 지도부가 하는 것"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조기 해산을 선언한 가운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혁신위가 제안한 '주류(지도부·중진·친윤계) 험지출마 또는 불출마(희생)' 혁신안에 대한 답변으로 볼 수 있다. 또 당 일각에서 사퇴 여론도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응답으로도 보인다. 그러나 구체적인 시기나 방식 등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게다가 지도부는 '김기현 사퇴론'을 놓고 양분되는 모습도 보였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안에 대해 "일부 현실 정치에 그대로 적용시키기 까다로운 의제도 있지만, 그 방향성과 본질적 취지에는 적극 공감한다"며 "혁신위의 소중한 결과물이 조만간 구성될 예정인 공관위 등 당의 여러 공식 기구에서 질서 있게 반영되고, 추진되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위는 그동안 결코 소홀히 다룰 수 없는 부분을 짚고, 제안해 줬다"며 "저를 비롯한 우리 당 구성원 모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사즉생의 각오과 민생과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 목소리에 답해 나갈 것"이라며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드리야겠다"라고 덧붙였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으로 어떤 기득권을 내려놓는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내가 해석할 영역은 아니다"라면서도 "혁신위가 요구한 희생과 헌신, 이런 것을 포함한 모든 것"이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당내 통합을 위한 대사면(1호) ▲국회의원 특권 배제 등(2호) ▲청년 비례대표 50% 배치 등(3호) ▲전략공천 원천 배제 등(4호) ▲과학기술인 공천 확대 등(5호) ▲당내 주류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6호) 혁신안이 보고됐다. 혁신위는 이 보고를 끝으로 활동을 종료하겠다고 지난 7일 발표했다.
혁신위가 제시한 혁신안은 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당헌·당규상 공천 관련 사안을 지도부가 직접 의결할 수 없다는 게 지도부의 입장이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6일 인요한 혁신위원장과의 회동에서 "최고위에서 의결할 사안이 있고 공관위나 선거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할 일들이 있어서 지금 바로 수용하지 못하는 점을 이해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혁신위 부위원장인 박성중 의원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가능한 한 당에서 여러 가지를 많이 반영해 주길 요청했다"며 "혁신안을 받아들이는 데는 시차가 있기 마련이다. 판단은 지도부나 당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혁신안을 보고받은 지도부 반응에 대해 "지도부도 사전에 이런 내용이 보고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기 때문에, 이미 숙지된 사항이라 특별한 반응은 없었다"고 전했다.
'주류 희생' 혁신안에 대해서는 "여러 판단이 있을 수 있으나, 지도부나 당 중진,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의 험지 출마나 불출마를 요구한다는 내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혁신위 활동이 상당히 성공적이었다면서 "받고 말고 액션을 취하는 것은 당의 문제다. 혁신위는 김기현 대표를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이날 최고위원들은 김 대표 사퇴론을 두고 갈라졌다. 김석기 최고위원은 "당 대표가 물러나는 것만이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길이냐. 그럼 누가 당 대표가 돼야 총선에서 이긴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김가람 최고위원은 사퇴를 요구한 서병수·하태경 의원을 겨냥해 "본인들은 솔선수범하지 않으면서 대안도 없이 당 대표를 내치자는 것에 어떠한 희생과 전략이 있는 것이냐"며 "이제는 모두가 함께 죽는 길보다는 모두가 함께 사는 길을 고민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김예지 최고위원도 "혁신위가 50%는 성공했다고 생각하고, 나머지는 당에 맡긴다고 했듯이 국민의힘은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 정당이 되도록 그 50%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는 과정에 서 있다"며 "국민의힘은 국민이 원하는 바른 정치 과정과 모습을 위해 항상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김병민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가 '혁신' 요구에 답을 내놔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금 이 자리 있는 지도부 중 어느 누가 혁신위의 희생에 대한 요구에 대체 답을 내어놨단 말인가"라며 "의로움 위해 개혁과 혁신의 목소리 내는 이들이 외롭거나 지치지 않도록 지도부 일원으로 확실히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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