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침해보험 가입 교사, 5년새 5배 증가
최근 서이초 사건 등...불안감 커진 탓
문 의원 "공적 구제 수단 더 강구해야"
#. 중학교에서 근무 중인 20대 교사 A씨는 교권침해 피해 사례에 긴장하고 있다. 지난 7월 서이초 교사 사건 이후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다. 그는 "여름에 일이 터지고 나서 한창 교사들 사이에서 말이 많이 나왔다"며 "교권침해를 당한 교사들은 이미 구제 방안에 관심이 높아졌다"고 했다.
올 들어 교권침해 보험에 가입한 교사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 뿐만 아니라 학부모 민원에 따른 소송 등이 잇따르면서 교사 사이에서 불안감이 커진 영향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정점을 찍은 교권침해 보험 가입 교사 수는 올해를 기점으로 다시 급증했다. 지난 7월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침해 피해 사례로 인한 교사들의 우려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교권침해 보험에 가입한 교원 수는 8093명(누적)으로 집계됐다. 2018년 1477명 대비 5배 넘게 늘었다. 교사들이 납입한 보험료도 4834만2000원에서 2억2285만6000원으로 급증했다.
교권침해 보험은 하나손해보험의 '무배당 하나가득담은교직원안심보험'이란 상품에 부속된 선택 특약 중 하나다. 교권침해가 발생했을 때 보장을 받을 수 있는 보험은 하나손해보험이 운영하는 교직원안심보험 상품이 사실상 유일하다.
나이와 성별에 따라 다르지만 월 1만원 정도로 가입할 수 있다. 각 학교가 운영하는 교권보호위원회가 교권침해 사실을 인정하면 100만~300만원 가량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올해 교권침해로 보험금이 지급된 건수는 95건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로 비대면 수업이 한창이던 2020~2021년 사이 60~70건으로 주춤하다 다시 급증했다.
보험금을 받은 교권침해 사례를 보면 지시 불응 및 위협이 3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폭언(21건), 명예훼손(18건), 성희롱(8건), 폭행(8건) 순이었다. 전체의 95.7%(91건)는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였다.
하나손해보험 관계자는 "많은 고객이 관심을 가지고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올해 교권 피해 사례가 주목받으면서 문의가 더 증가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공적인 보호장치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공적인 보호장치가 적어 교권침해에 대비해 사비를 들여 민간 보험에 가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일선 교사 A씨는 "학교는 자체적으로 교내문제 해결을 원하는 편이어서 외부에 알리기 싫어하고 교사들 사이에선 교육청, 교육부도 우리편은 아니라는 생각이 워낙 팽배하다"면서 "교권침해를 받은 교사들은 나름대로 구제 방안을 찾아보려 하지만 실질적으로 활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이 사보험에 의존하는 대신 공적 구제방안의 실효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공 영역에서 보상 범위를 넓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문정복 의원은 "교권침해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 보니 교사들이 사보험에 의존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공공 영역에서 교원배상책임보험과 같이 보상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강구해 교원이 안심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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