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초월한 대작, 뮤지컬 '레 미제라블'이 붉은 혁명의 깃발을 펄럭이며 귀환했다. 부산 공연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 30일부터는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서울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월드와이드 마스터피스 세계 4대 뮤지컬로 불리는 '레 미제라블'은 카메론 매킨토시의 대표작으로, 작곡가 클로드 미셸 숀버그, 작가 알랭 부브리 콤비가 힘을 합친 흥행 대작이다. 37년간 53개국 22개 언어로 공연됐으며, 현재까지 약 1억3000만명이 관람한 그야말로 뮤지컬의 바이블이다.
'레 미제라블'이 뮤지컬 공연에서 보여 주는 강점은 단체 넘버에서 찾을 수 있다. '혁명'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는 만큼 단체 곡의 중요도가 남다르며, 상당한 팀워크를 필요로 하게 된다. 조화로운 화음 속 불타오르는 민주에 대한 갈망이 극적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붉은 정의 실현의 의지를 체감하고 싶다면 영화보다 뮤지컬에서 감동이 극대화될 것이다.
특히 시민군의 외면에도 끝까지 정의의 저항을 펼치던 청년들이 한 명씩 죽어가는 장면은 시대의 잔인함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실제 불꽃을 사용해 현실감을 더했으며, 화약 냄새가 풍길 때는 문을 닫고 지켜보던 시민군이 된 기분이 들기도 했다. 혁명의 실패 현장이 얼마나 참혹했는지 여실히 드러났지만, '희망'이 된 까닭도 동시에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에 귀감을 주는 정의의 소리, 우리가 역사를 부르는 이유가 이 장면에 있다.
다양한 등장 인물들이 각자의 서사를 비중 있게 풀어내기 때문에 주연뿐만 아니라 조연들의 활약도 상당하다. 묻히는 인물이 거의 없이 모두가 존재감을 노출시켜 단체 넘버에서 관객에게 전달되는 감동도 배가 됐다. 커튼 콜에서도 누군가의 솔로 넘버 앙코르가 따로 공연되지 않았다.
평소 무대에서 보기 힘들었던 청소년 배우들의 등장으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이 묘사되는 점도 하나의 묘미다. 맑고 어린 음색을 공들여 캐스팅한 것으로 예상되며, 성인 배우들과의 음색 차이가 돋보인 만큼 인물들의 특징이 더욱 살아는 효과를 주기도 했다.
다양한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극대화시킨 무대 활용도 눈여겨볼 포인트다. 연속적으로 전체 구조물이 바뀔 때가 잦음에도 영상과 조명을 적절히 사용하면서 드라마틱한 연출을 보여 준다. 수없이 바뀌는 구조물들은 등장 인물 '장발장'의 모든 걸음을 생생하게 따라가는데, 장발장의 독무대에서 유독 사라지는 조명은 도망자 인생을 상기시키는 장치로 작용하기도 했다.
'너는 듣고 있는가? 저 멀리 울린 북소리, 미래가 오는 소리, 내일이 오는 소리!' (뮤지컬 '레 미제라블'의 '민중의 노래' 넘버 中)
당신도 듣고 싶은가? 미래가 오는 소리. 희망의 혁명, 뮤지컬 '레 미제라블'은 3월 10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되며, 이후에는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지난 2013년 한국 초연 이후 2015년 재연까지 전국적으로 약 60만 명의 누적 관객을 동원하면서 흥행 대기록을 세웠으며, 이번 공연은 초연 10년 만, 재연 8년 만인 2023년 라이선스 공연 10주년이자 세 번째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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