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한 달이 채 지나기도 전에 물가 자극하는 요인들이 속속 부상하고 있다. 명절연휴를 불과 열흘 남짓 앞두고 있기에 우려는 더 크다.
지난해 10월 초 이래 108일 연속으로 내린 휘발유 가격이 저점을 찍고 우상향의 여정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 확산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탓에 전국 가금농가 30곳에서 닭과 오리 205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종전 편의점에서 4캔 1만 원에 살 수 있던 수입맥주가 4캔 1만1000원으로 오르더니 이제 3캔에 9000원이다. 또 사과·배 등 과일값이 크게 뛰어 설 성수품 마련에 가계 고충이 이만저만 아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최근 5개월째 3%를 웃돌았다. 지난해 8월 3.4%, 9월 3.7%, 10월 3.8%, 11월 3.3%, 12월 3.2% 등이다. 석유류 값이 내림세를 보이던 4분기에도 물가 오름폭이 3%대의 높은 수준을 보인 것이다. 특히 비교대상(전년동월대비)이고, 코로나19 상황이 정상화하던 2022년 8~12월 수치가 모두 5%대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3%대는 상당히 큰 상승폭이다. 2022년 기저효과를 받아 2023년에 2%대에 머물렀더라도 결코 작은 폭이 아니다.
다음달 초 발표될 올해 첫(1월) 물가 상승률 역시 이 같은 착시효과에 유의해야 한다. 2023년 1월(5.0%)에도 5%대로 고공행진 했기 때문이다. 같은 해 2월의 4.7%, 3월의 4.2%라는 값 또한 시민들이 올해 물가를 가늠하는 데 혼선을 줄 수 있다. 정부는 이달 초 발표한 2024경제정책방향에서 물가 안정에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특히 연중 물가 2%대 목표를 상반기부터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일단 두고 볼 일이다. 단, 올해 1분기에는 전년 같은 달(4~5%)에서 2% 정도만 더 올라도 안정화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 같은 맥락을 정부가 소상히 설명하고 대응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올해 1월은 안정화했던 기름값이 가계 부담을 일정 부분 상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오는 2월부터다. 휘발윳값은 일단 한번 뛰기 시작하면 오름세가 여간 무서운 게 아니다. 2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를 기획재정부가 또 연장할 가능성이 큰데, 국제유가 흐름 앞에서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4월 큰 선거를 앞두고 나라가 어수선하다. 이 분위기를 틈타 슬그머니 물건값을 올리려는 세력은 분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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