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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이정희 大記者의 西村브리핑] 부동산PF, 금감원장 의지가 중요

이정희 대기자.

'톰 소여의 모험'을 쓴 미국의 유명 작가 마크 트웨인(1835년~1910)은 "은행은 맑은 날에는 우산을 빌려줬다가 비가 오면 뺏어간다"며 은행의 맨 얼굴을 비난했다. 사업가도 아닌 소설가가 은행을 이 정도로 깎아내릴 정도면 100여년전에도 은행의 횡포가 어느 정도인지 알만하다. 문제는 마크 트웨인이 뭐라도 해도 그 당시 은행이나 지금의 은행들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은행은 이윤에 목마른 기업이라 욕을 먹을지언정 돈벌이를 포기할 리 없다. 돈 없는 사람일수록 더 높은 금리로 이자를 받고, 제때 돈 갚기 어려운 사람부터 대출을 회수하는 게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의 논리다.

 

이달 14일 금융감독원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금감원은 각 업계의 고충과 조언을 듣고 상당히 많이 고심하고 노력해서 아이디어를 냈다고 자평하고 있다. 물론 PF 연착륙 대책을 위해 제도 개선을 취한 것은 시의적절하다는 반응도 있다. 반면 부동산 개발사들은 "현장 사정을 너무 도외시한 결과물"이라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당장 통상 1년이던 금융권 대출 만기 기간이 작년 하반기부터 3개월로 줄어들었고, 대출 만기를 4번 연장하면 부실 사업장으로 분류하는 제도를 그대로 놔둔 것 등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사실 금융권이나 부동산 개발 관계자들은 이번 발표가 부동산 PF 부실 문제를 풀어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설사 제도와 시스템이 아무리 잘 만들어졌더라도 이것을 운영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정책 효과가 '구두선'으로 끝나는 것을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흔히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 선동열이나 최동원 같은 투수만 있으면 일단 70%는 이기고 들어가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금융시장도 아무리 시스템이 잘 갖춰졌다해도 금감원장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금감원장의 의례적인 제스처로는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이복현 금감원장의 역할과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

 

이 원장은 우선적으로 금융인이 추구해야할 선(善)과 선량한 관리자에 대한 개념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재교육해야 한다. '금융을 자양분 삼아 각 산업이 원활하게 돌아가고, 국가 경제가 융성하게 해야 하는 것'이 금융인의 사명임을 깨닫게 해야 한다. 고객과의 공존 공영, 상생이 금융이 추구해야할 자세임을 재인식하게 해야 한다.

 

두번째로는 사익을 추구하고 불공정 계약과 노예 계약으로 갑질을 하며, 리스크 관리라는 명목으로 '비가 올 때 우산 뺏기'를 하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는 사람이나 집단에게는 예외 없이 강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보기 보다는 담보만 있으면 대출하겠다는 후진적 여신 문화를 경계해야 한다. 선제적 리스크 관리라며 경매와 공매를 남발해 전체 산업을 위태롭게 하는 자들은 엄벌해야 한다.

 

세번째로는 올바른 금융 문화를 만드는 데는 채찍보다는 칭찬의 효과가 더 큰 법이다. 금융사들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서로 양보하고, 시장 참여자 모두의 리스크를 낮추며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면 크게 칭찬해줘야 한다. 위반 사례 적발보다는 모범 사례를 적극 발굴해 표창하고 전파해 전체 금융사들이 따라오게 하면 감독 정책의 효과는 더욱 커지게 된다.

 

건전한 금융 문화를 만드는 일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참금융을 세우는 것이 5년후, 10년후 대한민국을 더욱 융성하게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헌신할 만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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