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일본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 현상을 맞아 그동안 대중국 수출에 의존적이었던 한국의 석화 산업에 '탈중국' 분위기가 형성되면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화 업황 부진이 3년째 이어지고 있다. LG화학과 한화솔루션은 석화 부문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지난 1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가 약 1조원으로 집계됐다.
석화 업계의 부진 요인으로는 중국발 공급 과잉이 꼽힌다. 이에 중국의 석화 공급 과잉에 대한 대응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5월 30일~31일 이틀간 '아시아석유화학회의(APIC)가 개최됐다. 해당 회의는 일본과 대만·말레이시아·태국·싱가포르·인도 등 7개국 석화협회가 주축으로 참석했다.
특히 국내 업계는 일본 석화업계와 공동으로 사업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학철 한국석유화학협회 회장 겸 LG화학 부회장은 회의에 참석해 "우리가 일본을 참고할 것이 있고 일본도 마찬가지인데 이런 부분의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석화 업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 과거 일본의 사례와 유사해 참고할 부분이 많다고 분석한다. 앞서 일본 석화 산업은 중동발 공급 과잉에 고난을 겪었던 경험이 있다.
지난 1950년대에 일번 석화 산업은 내수를 중심으로 몸집을 키웠다. 그러다 2000년대 중동이 석화 산업에 뛰어들면서 일본은 큰 타격을 받았다. 석화 제품의 원료인 나프타를 종유에서 추출하는 만큼 산유국인 중동의 원가 경쟁력을 따라잡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은 범용 부문을 통·폐합해 미쓰비시화학, 미쓰이화학 등 소수 기업 중심으로 생산 구조를 재편했다. 또한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수출 범위를 넓혔다. 이를 통해 일본 업계의 아시아 수출 비중은 지난 2010년 3% 수준에서 지난 2023년 18% 까지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도 50% 아래로 떨어졌다.
헬스케어, 전자소재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 산업 사이클 영향을 최소화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도 실시했다. 이러한 면에서 일본의 경영 전략을 배워야 한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국내 기업들도 과거 일본과 비슷한 전략을 펼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중국이 장악한 범용 부문을 축소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성하는 것이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국내 석화업계와 일본 석화업계는 서로의 강점을 배우고 교류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다만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두 나라의 차이는 크지 않으므로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효과적인 경영 전략을 도입하고, 산업 다각화를 추진하여 장기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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