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칠레 GVSP '알타이르'
그간 양조했던 이전 빈티지들을 다 찾아 시음했다. 포도밭에 따라, 재배 연도에 따라 다른 특징을 일일이 파악했다. 고급 와인을 만들기 위해 프랑스 와이너리와 협업으로 시작했지만 이젠 고유의 정체성을 찾아야 했다. 칠레 와인을, 더 나아가 카차포알 안데스임을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 순수성에 집중했다. 좀 더 빨리 수확해 너무 익은 과일의 느낌이 들지 않게 했고, 부드럽게 눌러 짜 타닌은 실크같이 느끼게 했다. 모든 과정에서 포도알 하나마다 테루아의 정수를 담을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안데스의 가장 밝은 별을 담은 와인이 완성됐다. 우리에게 '국민와인', 혹은 '골프와인'으로 유명한 1865의 생산자 산 페드로가 프리미엄 와인을 만들어내기 까지의 여정이 와인 알타이르에 고스란히 담겼다.
가브리엘 무스타키스 산 페드로 총괄 와인메이커는 최근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GVSP 와인들이 만들어지는 카차포알 안데스 빈야드는 전체 면적으로 보면 그리 넓지 않지만 토양은 굉장히 다양하고 역동적"이라며 "같은 지역, 같은 와이너리지만 완벽히 다른 3개의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GVSP(Grandes Vinos de San Pedro)는 이름 그대로 산 페드로의 프리미엄 와인 브랜드를 말한다. 시데랄과 알타이르를 비롯해 까보 데 오르노스가 여기에 속한다. 그는 "포도로 시작해서 와인이 되기까지 모든 과정을 꼼꼼하게 살핀다"며 "카차포알 안데스 떼루아의 본질을 담아내는 것이 목표다"라고 밝혔다.
알타이르는 독수리 별자리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견우성으로 알려진 그 별이다. 알타이르를 만드는 포도밭은 이름답게 와이너리에서도 볕이 가장 잘, 오래 든다.
알타이르는 매년 블랜딩이 바뀐다. 그해 그해 테루아의 특징을 잘 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2003년 빈티지는 최고 20년이라는 숙성 잠재력을 그대로 보여준다. 잘 숙성된 프랑스 와인처럼 우아하다. 프랑스 샤또 다소와 협업하던 시절에 만든 와인이다. 카버네 소비뇽과 시라가 각각 71%, 17%로 주를 이뤘다.
알타이르 2014년 빈티지는 칠레 와인의 특성이 그대로 녹아있다. 농익은 과실향과 함께 은은한 잔당감, 풍성한 맛이 10년간 잘 진화됐다. 알타이르 2021년은 그간 프리미엄 와인을 만들기 위해 지나온 길을 다 녹여낸 빈티지다. 특히나 2021년은 특별한 해였다. 다른 해보다 서늘해 포도가 충분히 숙성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었다. 힘과 고상함을 같이 갖췄단 얘기다.
품종은 카버네 소비뇽 90%에 카버네 프랑 10%를 섞었다. 붉은 과일에 오크, 흙의 향이 어우러졌고, 힘있게 수직적으로 뻗어나가는 느낌이다.
알타이르가 가장 빛나는 별을 구현했다면 시데랄은 여러 별이 모인 별자리다. 카차포알 안데스의 모든 토양을 고루 담았으니 말이다. 별자리가 자연의 균형을 보여주듯 시데랄은 다른 토양에서 자란 포도를 섞어 밸런스가 좋게 만들었다.
시데랄 2021은 카버네 소비뇽 70%에 시라와 카르미네르, 쁘띠베르도, 카버네 프랑을 섞어 만들었다. 잘 읽은 붉은 과일의 향이 또렷해 산미와 잘 어우러지고, 타닌은 구조가 잘 잡혔다. 최소 10년은 두고 먹어도 될 만 하다.
까보 데 오르노스는 카버네 소비뇽 만으로 만든다. 잘 익은 과실의 향이 신선한 산도와 균형을 이루고, 자갈과 점토가 섞인 토양에서 오는 꽉 찬 볼륨감이 특징이다.
지난 20년 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양조방법도 많이 시도 중이다. 오크통과 달리 산소를 차단하는 콘크리트 용기와 암포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와인을 숙성한다.
무스타키스 와인메이커는 "첨단 기술을 활용해 토양의 다양성, 안데스 산맥의 영향, 기후 간의 조화로운 균형을 선보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런 과정들을 통해 훌륭한 산지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한 병이 구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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