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3 전당대회에 나서는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선거 유세 초반부터 당심(黨心) 잡기에 나섰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 경선은 당원 여론조사 80%, 일반 국민 여론조사 20% 비중으로 치러진다. 이 때문인지 당권주자들의 행보를 살펴보면 당심 공략의 주요 키워드가 '영남'과 '안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한동훈 당대표 후보는 26일 대구경북(TK) 출신 의원 보좌진과 TK 지역언론 모임인 '보리모임'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한다. 또 27일은 이철우 경북지사, 28일에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면담 예정인데, 홍준표 대구시장은 한 후보의 만남 요청을 거절했다. 그러나 홍 시장은 지난 21일 나경원 당대표 후보를 만난 데 이어, 이날은 원희룡 당대표 후보를 반갑게 맞이했다.
나경원 후보는 이날 박완수 경남지사와 오찬을 한 뒤, 박형준 부산시장과 면담했다. 이어 경남 창원마산합포(최형두 의원), 부산 사하을(조경태 의원) 당원협의회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저녁에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보리모임'참석한다. 앞서 나 후보는 지난 21일 홍준표 시장과 이철우 지사를 만났고 지난 22일 경북 상주·문경, 경산, 구미 당협 등을 찾았다.
원희룡 후보는 전날 이철우 지사를 만났고, 경북 안동·상주·칠곡·구미·김천 일대를 다니며 지원을 요청했다. 이날엔 대구시청에서 홍 시장을 면담한 후 대구 달서을(윤재옥 의원)·달서병(권영진 의원) 당원협의회 간담회를 가졌다. 원 후보는 27일에는 박형준 부산시장을 만나고 부산 당원들과 만날 예정이다.
윤상현 후보는 이날은 영남권 일정이 없지만, 내주 TK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한다.
당권주자들이 선거 초반부터 영남권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당대표 경선의 규정 때문이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20% 반영됐다고는 하지만, 당원 여론조사가 80%에 달하는 만큼 '당심'을 공략해야 승리가 가능하다. 게다가 전체 당원의 40% 가량이 영남에 몰려 있다.
당권주자들의 발언 역시 보수색이 짙은 지지층을 의식한 것들이 많다. 나경원 후보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핵무장을 당론으로 정하겠다고 밝혔다. 나 후보는 6·25전쟁 74주년을 맞은 전날(25일) 자신의 SNS에 "이제는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짤막한 글을 올린 바 있다.
이는 북러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안보에 대한 지지층의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안보 의제를 통해 당심을 공략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모두가 당심을 의식하는 상황을 반영하듯, 나 후보의 발언으로 여권에선 '핵무장론' 논쟁이 재점화됐다.
한동훈 후보는 "핵전력을 활용한 안보 강화가 필요하다"면서도 "NPT 탈퇴 후 핵무장을 시도한 것은 북한이 유일하고, 우리가 같은 방식으로 할 경우 국제사회 제재를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나 후보는 "한 후보의 말씀은 이도 저도 아닌 듯, 아주 어정쩡하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원희룡 후보는 "자체 핵무장을 주장하는 심정에 충분히 동의한다"면서도 "독자적인 핵무장 추진이 말로 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핵무장에 앞서 '핵우산 강화'를 통해 대북 억제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상현 후보도 이날 SBS라디오에서 "미국이 반대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핵무장은 불가능하다"며 "박근혜 정부 때부터 제가 줄기차게 얘기한 게 한반도 영해 바깥에 미국의 핵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을 상시배치하자는 것이다. 그러고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이 핵공유협정을 맺어야 한반도 비핵화선언을 깨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우리가 핵억지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당심 공략을 위해 다소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는 후보도 있다. 원 후보는 전날 경북 구미에 있는 강명구 의원 사무실에서 열린 당협 간담회에서 "대통령을 뽑은 지 2년이나 됐는데 아직도 이재명을 감옥에 처넣지 못해서 답답", "이재명에게 빨리 유죄 판결을 받아내도록 하는 것이 당 대표의 첫 번째 할 일"이라고 발언해 야권에서 "극단적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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