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중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으로 인한 진실공방이 계속되면서, 계파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당권 레이스 초반부터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한동훈 당대표 후보의 대세론이 강했지만 최근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어, 김 여사 문자 논란에 대한 당심의 선택이 주목된다.
7일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김 여사 문자 논란과 관련,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한동훈 후보는 자신의 사퇴를 압박하기 위해 원외 인사들이 연판장을 작성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 "여론 나쁘다고 놀라서 연판장 취소하지 마시고 지난번처럼 그냥 하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반면 원희룡 당대표 후보는 "당을 분열시키고 대통령을 흔드는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 여사 문자 논란이 전당대회 중심 이슈로 떠오른 건 '명품백 수수 의혹'이 4·10 총선 패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평가 때문이다. 한 후보가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김 여사의 사과를 막았고, 이것이 총선 패배로 이어졌다는 게 다른 당권주자의 주요 공격 지점이다.
또 이를 근거로 한 후보와 윤석열 대통령의 사이가 벌어졌다고 주장하며, '한동훈 대표 선출 시 당정관계 악화 우려'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9일부터 다섯 차례 열리는 후보 방송토론회에서도 김 여사 문자 논란을 들어 한 후보를 집중적으로 공격할 전망이다. 대표 선출 때 당원투표 80%가 반영되는 만큼, 당심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 후보는 김 여사 문자 논란이 몇개월 지나 불거진 것은 '한동훈 대세론'을 견제하기 위함이며, '당무개입'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김 여사의 문자 내용은 사과가 어렵다는 취지였으며, 본인은 사과를 요구하다가 대통령실에게 '사퇴 요구'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전날(6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실 이 이슈 자체는 누가 보더라도 저를 막기 위한 어떤 시도로밖에 볼 수 없지 않느냐"며 "이런 식의 전당대회 개입이나 당무 개입으로 보일 수 있는 행동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반면 이에 대해 친윤(친윤석열)계의 지원을 받는 원희룡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문자 논란을 보고) 어떤 근거를 가지고 당무개입으로 (대통령실을) 끌어들이는 것인지, 이럴 때 당과 대통령실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겠나"라며 "자기의 답변을 피하기 위해 대통령실을 끌어들이는 행동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여사 문자 논란은 '한동훈 대세론'에 맞서기 위한 계파 갈등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 후보와 대통령실과의 관계뿐 아니라, 한 후보에게 총선 패배의 책임까지 씌울 수 있는 이슈기 때문이다. 이에 당심이 해당 이슈를 두고 한 후보를 선택할 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당심이 총선 패배의 책임을 한 후보에게 물으면 '한동훈 대세론'은 흔들릴 것이지만, 대통령실과 각을 세워야 한다고 여기면 한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또 한 후보의 약점으로 꼽혔던 대통령실과의 관계가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차원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총선 패배 이후 '수직적 당정관계'가 문제라는 지적이 많았던 만큼, 한 후보가 용산과의 차별화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문제는 전당대회 양상이 계속 타 주자의 한 후보 공격, 그리고 한 후보의 반격으로 이어져 혼탁해진다는 지적도 있다. 총선 패배 이후 여당의 혁신 방향과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 갈수록 진흙탕 싸움이 된다는 것이다. 한 여당 관계자는 "이러다가 당이 쪼개질 거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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