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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내집마련과 빚

지인이 최근 은행에서 돈을 빌리느라 분주하다. 연말에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잔금이 부족해서다. 11월 입주면 몇 개월 남았지만 9월부터 대출규제 강화로 대출액이 줄어든단다. 이른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이다. 2단계가 시행되면 대출금액이 줄어드니 미리 대출에 나선 것. 이런 수요가 많아 실제로 가계대출이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가계신용에 따르면 2분기 주택담보대출이 전분기 대비 16조원이나 늘었다. 지난 1분기 증가액(12조4000억원)보다 많다. 지난해 3분기(+17조3000억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커지는 데다 대출 '막차타기' 수요가 몰려서다.

 

정부는 올 초부터 1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를 시행 중이다. 미래에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가정하고 미리 대출한도를 줄이는 규제다.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의 40%(비은행은 50%)를 넘지 못한다. 시행 첫해인 올해는 스트레스(가산) 금리를 25%(1단계), 50%(2단계)로 올린다. 지난 2월부터 1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돼 0.38%포인트(p)의 가산 금리가 적용 중이다.

 

9월부터 2단계가 본격 시행되면 대출 한도는 더 줄어든다. 예를 들어 연봉 5000만원인 사람이 40년 만기(원리금 균등 상환)로 4% 금리(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금리)의 주담대를 받을 때, 기존 DSR 40%를 적용하면 최대 3억988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했다. 하지만 1단계 스트레스 DSR 적용으로 가산금리(0.38%p)가 부과되면서 대출 한도는 3억7700만원으로 2180만원 감소했다. 같은 조건에서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면 가산금리 상승(0.38%p→0.75%p)으로 대출한도는 2000만원이 더 줄어든다.

 

경기도 파주에서 청약을 통해 내집마련에 성공한 지인은 이달에 대출 승인이 떨어졌다. 월 200만원씩 40년을 갚는다고 한다. 40년을 채우지 못하면 자녀에게 빚을 물려준단다. 물론 집값이 크게 오르면 금상첨화다. 집을 팔아 빚을 청산할 수도 있다. 40년이 길어 보이지만 그래도 새 집 살기에 대한 희망과 내 집이란 안도감이 불안감을 상쇄하고 있었다.

 

정부는 가계빚을 줄이기 위해 대출규제를 지속할 태세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20일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9월 1일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을 시행할 것"이라며 "최근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는 서울·수도권 은행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DSR 스트레스 금리를 0.75%p 대신 1.2%p로 상향 적용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수도권의 대출한도를 더 줄여 집값 상승과 가계빚 증가 모두를 잡겠다는 포석이다.

 

이렇게 되면 은행에서 여유있게 돈을 빌리기 어려워진다. 현금 여유가 있는 사람 위주로 새 집을 살 수 있는 구조로 바뀌는 셈이다. 한때는 빚을 내서 집을 사라던 정부(박근혜정부)였다. 문재인정부 때는 집값이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50% 이상 올랐다. 공급부족이 원인이었다. 지금 정부는 빚으로 집을 못사게 틀어막고 있다. 급증하는 가계빚에 민감하다. 평범한 직장인의 내집마련 꿈은 '희망고문'이다. 샐러리맨에게 내집마련과 빚은 따로 생각할 수 없다. 40년을 갚더라도 새 집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수요는 여전하다. 그런데 정부는 그만 멈추라고 한다. 빚을 줄이고, 집을 살 수 있는 세상이 올까. 가계빚과 내집마련, 정부나 가계나 쉽지 않은 문제다. 하나의 답은 2030세대에게 싸게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 아닐까. /금융·부동산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박승덕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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