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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불법을 저지를 권리' 수호한 텔레그램

기자수첩 김서현

텔레그램 CEO 파벨 두로프가 마침내 체포됐다. 텔레그램의 창업자이자 제작자인 그는 텔레그램의 존재 의미를 정치적 자유로 들었다. 텔레그램은 그보다 앞서 개발한 SNS 프콘탁테(VKontakte)의 반정부 인사 정보를 러시아 정부가 요구하는 데에서 출발했다. 이탓에 텔레그램은 강력한 보안성과 각국 정부와 타협하지 않는 이용자 보호, 전면 무료 서비스 제공을 장담했다.

 

빛 좋은 개살구가 있다면 텔레그램일 것이다. 얼핏 보기에 표현과 민주적 자유를 모두 수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텔레그램은 온갖 불법 행위가 일어나는 요람이 됐다. 각국 수사기관 및 정부와 절대 협력하지 않는다는 선언은 곧 텔레그램 내 오가는 모든 대화가 어떤 형태든 수호한다는 의미가 됐다.

 

당장 한국에서 일어난 텔레그램과 관련한 범죄 행위들만으로도 팔만대장경을 쓸 수 있는 지경이다. 가깝게는 '겹지인방'으로 불리는 일련의 채팅방에서 일어난 일반인 딥페이크 성착취물 합성 사건이 있고 유명인사가 연관 된 사건으로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희롱 사건이 있다. '박사' 조주빈을 필두로 수만 명의 남성들이 죄의식 없이 10~20대 어린 여성들을 성착취한 'n번방' 사건 또한 고작 3년 여 전 텔레그램에서 일어난 강력범죄다. 온갖 마약을 텔레그램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이제는 공공연한 일이다.

 

텔레그램에서 일어난 사건을 검거하고 가해자들을 엄벌에 처하기 위해 수사기관은 텔레그램에 수차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렸지만 텔레그램은 묵묵부답이었다. 수사기관은 장기간에 걸친 잠입 수사와 유심칩 분석을 통한 범죄 입증 등 텔레그램의 도움 없는 수사기법으로 범인들을 잡아 넣어야만 했다. 파벨 드로프의 검거 소식이 전해진 후 텔레그램의 여러 성착취 단체 채팅방에서는 파벨 드로프의 검거가 곧 수사기관 협조를 뜻하는 게 아니니 안심하라는 어이없는 자위가 이어졌다.

 

이번 사건이 과연 향후 텔레그램 내에서 일어나던 불법 행위들에 경종을 울릴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텔레그램 측은 CEO의 검거 후 뒤늦게 "텔레그램은 EU의 법률을 준수하고 있다"는 궁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는 플랫폼에게 불건전 불법 정보의 단속 책임을 묻고 때에 따라서는 전세계 매출의 10% 가량을 벌금으로 부과한다. 텔레그램의 선택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지금, 텔레그램의 정의로운 선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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