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칼럼

[안상미의 와이 와인]<250>뉴질랜드의 유산으로…'천년의 약속' 크래기 레인지

<250>뉴질랜드 크래기 레인지

 

안상미 기자

'1000년을 지켜내라.'

 

와이너리를 팔 수 없도록 신탁으로 막아놨다. 그것도 무려 천 년이나 말이다. 뉴질랜드 북섬에 위치한 와이너리 크래기 레인지의 얘기다. 가족의 유산을 넘어 뉴질랜드의 유산으로 남기겠다는 발상이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잘 팔리기로 소문난 뉴질랜드 와인인데 크래기 레인지는 기존에 접했던 뉴질랜드 와인과는 결이 좀 다르다. 1998년에 와이너리를 세우면서 기존에 각광을 받은 산지보다는 새로운 테루아를 찾아 나섰고, 뉴질랜드에서는 처음으로 싱글 빈야드 방식을 추구했다.

 

처음부터 품질에 초점을 맞췄다. 단기간에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기도 하다. 와인 인투지애스트는 크래기 레인지를 2014년 '올해의 신세계 와이너리'로 꼽으며 "단 몇 년 만에 뉴질랜드 와인에 대한 세계적인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친 신생 와이너리"라고 평하기도 했다.

 

(왼쪽부터)크래기 레인지 테 무나 소비뇽 블랑, 크래기 레인지 테 무나 피노누아. /금양인터내셔널

크래기 레인지 와인은 쉬운 듯 우아하다. 전혀 힘들이지 않고 쉽게, 그러면서 뛰어나다. 바로 마셔도 좋은데 좋은 산도와 구조감을 고려하면 길게는 10년 숙성도 거뜬히 버틸 분위기다.

 

'크래기 레인지 테 무나 소비뇽 블랑'은 소비뇽 블랑 100%로 만들었다.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이라고 하면 보통 말보로 지역을 떠올릴텐데 이 와인은 마틴버러에서 만들었다. 옅은 볏짚 색에 자몽과 흰 꽃들의 향이 인상적이다. 마틴버러의 서늘한 기후에서 아로마와 미네랄 느낌이 잘 표현됐고, 테 무나 로드 포도밭에서도 석회암과 자갈이 교차해 있는 저지대에서 포도를 재배해 과실미가 살아있다.

 

'크래기 레인지 테 무나 피노누아'는 피노누아 품종 100%다. 소비뇽 블랑과 같이 테 무나 로드 포도밭이지만 화산재 기반의 고지대에서 자란 포도로 양조했다. 마른 라벤더 향이 나는가 하더니 산딸리나 체리 같은 붉은 과실의 아로마가 어우러진다. 피노누아 특유의 여리여리한 색에 타닌은 부드럽고, 구조감이 좋다.

 

지난 1월 저신다 아던 전 뉴질랜드 총리가 결혼식을 올린 뉴질랜드 크래기 레인지 와이너리. /게티이미지

크래기 레인지는 올해 초 다시 한 번 유명세를 탔다. 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 전 총리가 결혼식을 올리면서다. 북섬 호크스베이의 한 와이너리가 바로 크래기 레인지였다.

 

결혼식은 가족과 친구들만 초대된 가운데 비공개로 열렸지만 쓰인 와인은 알려졌다. 화이트 와인은 '크래기 레인지 테 무나 소비뇽 블랑' 2023 빈티지, 레드 와인은 '크래기 레인지 김블렛 그래블 빈야드 테 카후' 2020 빈티지를 선택했다.

 

레드 와인이 특히 인상적이다. 뉴질랜드에서 찾아보기 힘든 보르도 블랜딩이다. 2020 빈티지의 경우 메를로 69%에 카버네 소비뇽과 카버네 프랑, 쁘띠 베르도, 말벡을 섞어 만들었다. 테 카후는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언어로 '망토'다. 와이너리를 둘러싼 안개를 뜻하는데 연인을 만나러 온 신화 속의 마오리 처녀를 이 안개로 보호했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낭만적인 것이 결혼식 와인으로 딱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