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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팽의 일본 이야기] 돈키호테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돈키호테'는 다양한 세대 사람들의 단어다. 돈키호테는 워낙 유명해서 영화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서 재탄생하고 있으며, 노래 가사 속에서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돈키호테의 엉뚱하면서도 용감하고 유쾌한 스토리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꺼지지 않는 불꽃과 같이 계속 살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일본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정보를 수집하다 보면 '돈키호테(ドン?キホ?テ)' 방문을 추천하는 글을 자주 접하게 된다. 이게 웬 돈키호테같이 엉뚱한 소리인지 궁금함도 잠시, 그 내용을 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방문 추천 이유가 "웬만한 쇼핑은 돈키호테에서 모두 해결된다."이기 때문이다. 내가 사고 싶은 물건도, 누군가에게 선물할 물건도 그곳에 전부 있다고 하니 한 번쯤을 들러봐야 할 이유가 충분히 있는 것이다.

 

일본의 돈키호테는 그 이름이 특이한 것처럼 그 점포에 들어가 보면 '재미있는 곳에 왔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돈키호테 본사인 PPIH의 경영방침이 "고객에게 두근두근 할 수 있는 체험을 계속 제공한다."이기 때문에 상품 선별과 진열, POP 등이 다른 소매점들과는 분명히 차별되어 있다. 창업주인 야스다 다카오는 1978년 니시오기쿠보(西荻窪)에서 '도둑시장(泥棒市場)'이라는 이름의 소매점을 시작으로 1989년 돈키호테 1호점을 출점한 이후 2004년 100호점, 2013년 200호점으로 성장시켰다. 그리고 2023년 말 기준 일본 전국에 479개, 미국과 아시아 지역에 105개의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게다가 2023년 6월 기준 매출액이 1조 9,368억 엔으로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했으며, 특히, 34분기 연속으로 수익이 증가하여 코로나19 영향도 크게 받지 않았다. 이렇게 돈키호테가 성공한 비결이 무엇일까? 단순히 재미가 있어서?

 

돈키호테 창업자는 시작에서부터 기존의 소매점들과는 다른 전략을 전개했다. 먼저 돈키호테의 전신인 '도둑상점'은 자정까지 불을 끄지 않고 영업했으며, 현재 유명 관광지와 주요 지역의 돈키호테는 24시간 영업하고 있어 시간이 부족한 관광객들에게 크게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들에 익숙한 사람들은 그게 무슨 차별된 전략이냐고 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편의점으로 유명한 세븐일레븐조차도 저녁 11시까지 영업하고 있었으며, 전반적으로 심야 영업이 익숙하지 않은 시기였었다. 지금도 일본에서 심야에 영업하는 소매점은 돈키호테와 편의점 정도인데 돈키호테는 상품 구색이 워낙 다양해서 국내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온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많은 것이다.

 

돈키호테의 차별화된 경영전략은 여러 가지 있지만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특이한 전략은 바로 가맹점이면서도 각 점포에 최대한의 권한을 넘겨주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소매점들은 판매 가격 결정이 자유로운 편이다. 같은 상품도 가맹점 별로 다른 가격에 판매하며 차별화하는 호객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근거리에 있는 같은 가맹점은 가격에 차별을 두지 않는다. 그런데 돈키호테는 상품 구색에서부터 가격결정까지 직접 해당 점포에서 모두 결정하기에 근처에 있는 돈키호테에서 같은 제품에 가격 차이가 발생하기도 한다. 가맹점이라는 시스템이 무색할 정도로 점포의 결정권이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에 잘 팔리지 않는 물건이 있으면 매장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스스로 판단해서 빠르게 할인 판매하기도 한다. 이 또한 개별 점포의 결정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근처 돈키호테에서는 정상가에 판매하는 제품이 어느 곳에서는 할인해서 판매하고 있다. 고객들에게는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기에 일부러 여러 점포를 순회하며 구경하다가 다른 물품도 구입하게 되는 것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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