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주제로 한 비극은 언제나 심금을 울린다. 2024년 칠월칠석에도 어김없이 비가 내렸다. 칠석날 내리는 비는 견우와 직녀의 슬픈 인연을 대변하듯 보슬비 일색이었던 것 같은데 기습 소낙비가 한 차례 쏟아 주었다. 국지성 소나기였다. 그런데 같은 서울에서도 강남은 쾌청했다 하니 무슨 일로 견우와 직녀는 한해에 단 하루 해후로 또 일 년을 인내해야 하는가. 일년에 겨우 한 번 만나 회포를 푸는 것을 만남이라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우리 선조들은 이 잔인한 인연을 아름답게 묘사했을까.
긴 기다림 후의 짧은 만남은 참으로 잔인하다. 게다가 애꿎게도 까치들은 일년에 한 번 만나는 이 인연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다리를 만들어 주느라 까치머리가 다 까졌다는 얘기는 덤이다. 어찌 보면 잔혹 동화이다. 팔자에서는 검은 머리가 파 뿌리가 되도록 백년해로하는 것을 바람직한 부부인연으로 보는데 그 백년이 어디 행복하고 좋은 일로만 이어지겠는가? 지지고 볶더라도 한 지붕 밑에서 미운 듯하다가도 짠하고 그러다가 또 속 뒤집어가며 희로애락을 함께 하는 것이 부부고 가족의 정일 텐데 말이다.
복이 많은 사람의 기준은 오복을 두루 갖춘 것을 말한다. 부부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한 지붕 밑에 있지 못하고 떨어져 사는 사주가 있다. 부부 사이에 원진, 부모와 자식 사이라도 충이나 형살이 있게 되면 집을 떠나 유학을 하게 된다. 그러는 것이 관계도 좋고 운기에도 저항이 적게 된다. 충이 있다는 것은 서로 간에 기질과 성향이 다르다는 얘기고 그렇게 되면 생각과 생활 방식도 달라서 사사건건 부딪치는 관계가 되니 서로 힘이 들고 상처 줄 일이 생긴다. 형살 역시 가시가 찌르면 깜짝 놀라고 아프듯 떨어지고 거리를 두는 것이니 운명의 이별 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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