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21일 마주 앉는다. 두 사람이 만나 김건희 여사 문제로 꼬인 당정관계와 여권 전체의 리스크가 된 '김건희 리스크'의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21일 오후 4시 30분 용산 대통령실에서 면담을 갖는다. 이번 면담의 특별한 의제는 정해지지 않았다. 한 대표는 일정과 관련해 "변화와 쇄신 필요성, 그리고 민생현안들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만나 현안을 논의하는 것은 지난달 24일 있었던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지난달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열린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에서 두 사람의 독대는 없었다. 대신 재·보궐선거 이후 만나기로 별도로 협의했다.
다만 약 한 달만에 이뤄진 이번 만남에 대해 대통령실은 한 대표가 사용하던 용어인 '독대'가 아닌 '면담'이라고 표현했고, 만남도 독대 형식이 아니라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동석한 차담 형식이 될 예정이다.
한 대표는 면담을 앞두고 '김건희 리스크'에 대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 ▲의혹 규명 협조 등 요구사항을 여러 차례 제시했다. 이 때문에 이번 만남에서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사항에 어떤 응답을 내놓을지에 따라 당정관계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대표를 비롯한 당내 친한(친한동훈)계는 여권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김건희 리스크'를 털어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김 여사에 관한 의혹을 고리로 탄핵을 주장하는데, 리스크가 상존하는 한 야권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이에 한 대표가 이 자리에서 직접 김 여사 문제 해결을 위한 전향적 방안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게다가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한 대표가 제시한 요구사항을 두고 불쾌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인적쇄신'과 관련해서 대통령실의 한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실의 라인은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다. 최종 인사 결정권자는 대통령"이라며 한 대표 및 여권 일각에서 '한남동 라인'을 언급한 데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하지만 두 사람 간 만남이 빈손으로 끝난다면 한 대표뿐 아니라 윤 대통령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대표는 당정관계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윤 대통령은 '불통'이라는 비판을 받을 공산이 크다. 이에 제2부속실 설치나 개각, 참모진 개편 등을 윤 대통령이 스스로 제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이번 만남을 통해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 깊어진 골을 메울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그간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갈등이 수면 위로 여러 차례 올라온 바 있는데, 이번 면담 역시 순탄치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그간 한 대표가 언론을 통해 독대를 요구하는 것은 자기 정치나 대통령과의 차별화 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한 불순한 의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한 대표가 '독대'를 요구한 것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압박 수단'이라고 보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정진석 비서실장이 면담에 동석하게 된 것도 이 같은 시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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