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이면 반드시 생각나는 노래가 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의 마지막 밤을….' 가수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다. 평소에는 존재감 없는 노래지만 10월의 마지막주에 대폭발하는 노래이기도 하다. 올해 10월 끝 무렵에도 모든 라디오 채널에서 모든 DJ가 한번 쯤은 꼭 틀어주고 있다. 이 노래는 연인과의 이별을 회상하며 가슴 아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과 부동산업계에서는 어쩌면 이 노래를 통해 잊지 말아야 할 기억들을 상기하는 효과도 있다. 부동산, 금융쪽에서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이름이 떠오르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2년전 10월, 자본시장에 큰 위기가 찾아왔다. 레고랜드 사업을 추진하던 강원도 공기업의 채무불이행 사태로 시장에 큰 충격이 나타나고, 금융시장 전반에 불안감이 크게 증폭되었다. 급기야 부동산 투기 열풍을 타고 급작스레 증가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으로 위기가 확산되며 매달 위기설이 끊이지 않았다. 중소건설사들이 연이어 부도가 나고, 수십만명의 건설 실업자가 양산되었다. 무리하게 PF 대출에 관여한 은행과 증권사, 저축은행, 부동산 신탁사들이 곤욕을 치르며 PF발 금융위기를 걱정해야 하는 실정이었다.
이 때 '구원투수'로 전격 나선 것은 기획재정부나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도 아닌 이복현 금감원장이 이끄는 금감원이었다. 신속하게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재정비하고 이에 따라 모든 금융권역에 대해 평가한 뒤 옥석을 가려서 부실사업장을 정리하는 대책을 속도감 있게 진행했다. 사실 금감원의 PF 대책은 PF 구조조정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원래 구조조정은 많은 고통을 수반하는 쉽지 않은 작업이다. 하지만 긴밀한 PF 구조조정 작업으로 위기를 단숨에 잠재웠다. 이복현 금감원장 덕분에 부동산 관련 금융시장은 지금까지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진두지휘한 구조조정 작업은 역대 가장 성공적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 성공 요소를 보면 첫째 타이밍이다. 통상 구조조정은 위기가 발생한 뒤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시작되지만 이번은 달랐다. 선제적으로 치고 나간 것이다. 이런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시장의 부담과 반발이 있기 때문이다. 이 금감원장의 강한 추진력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두번째는 메시지 관리다. 자칫 저항이 예상되는 부동산시장과 금융시장에 대해 일관되고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전달하고 한편으로는 업계와도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노력한 결과 반발을 최소화하며 구조조정을 진행한 것이다.
세번째 체계적인 준비와 진행이다. 업권별로 상이했던 PF 평가 기준을 새로이 정비해 PF 부실을 제대로 평가할 수있는 기준을 만들고 전 권역에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를 진행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장의 직설적 화법에 대해 평가가 엇갈리기도 하지만 누가 뭐라해도 PF 구조조정은 이복현 금감원장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된다. 역대 금감원장을 살펴보더라도 과연 이정도 역량을 발휘했던 사람이 있을까 싶다. 현재 PF 구조조정은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는 마지막 험난한 과제가 진행중이다.
자칫 금융위기로 전환될 수 있는 어려운 시기에 이복현의 금감원은 적절한 감독과 대응으로 시장을 안정화 시켰다. 그 성과는 대단하다. 이제는 한시적인 정책이 아닌 건전하고 안정적인 금융 질서를 구현하기 위한 제도와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한국 경제도 금융산업도 크게 발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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