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에 쓰이는 철근 수요가 감소하면서 국내 철강사들이 생산량 조절에 나섰다. 그러나 수요 감소 폭이 워낙 커 철근 가격 급락을 면치 못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누적 철근 내수판매는 전년동기대비 17.2% 급감한 571만톤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는 4월, 6월을 제외하면 매월 70만톤을 밑도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주요 요인으로는 아파트 신규분양, 건축 착공 등과 같은 국내 건설 지표가 올해 들어 급격하게 악화된 점이 꼽힌다.
내수 부진으로 국내 제강사들은 철근 감산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지난 9월 누적 생산은 전년동기대비 19% 감소한 591만톤에 그쳤다. 업계는 연말까지도 철근 수요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올해 연간 생산량이 2000년대 들어 최저 수준인 771만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제철도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철근 수요는 유례없을 정도로 적을 것으로 예상돼 700만톤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수요 부진에 따른 감산 여파로 고철가격 또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톤당 42만원을 기록했던 국내 고철가격은 11월 중순 기준 38만원으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철근 유통 가격은 더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유통 마진율 역시 더욱 축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중국 내 철근 생산량도 4분기 들어 크게 늘어나 철근 시장에 추가적인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10월 17~23일 중국 내에서 생산된 철근은 총 251만톤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주간 기준 올해 최대치다. 중국이 최근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며 부동산 및 건설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철근 생산량을 늘린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경기 부양 효과가 기대보다 크지 않아 또 다른 공급과잉을 부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발표된 지난 9월 말 철강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철강재 가격이 급등했으나 상승세가 오래가지 못했다. 공급과잉, 수요 부진 등 중국 철강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부양책의 효과가 미미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철근 수요가 살아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철강사들은 대응방안을 마련하는데 분주했으나,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국내 철강사는 철근 가격이 원가를 밑돌자 인위적으로 가격을 인상해 유통업체에 전달하는 자구책을 펼쳐왔다. 그러나 지난 10월부터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사들은 가격 인상책을 철회하기로 했다.
다만 내년 하반기나 2026년 상반기에는 주택 창공 및 분양이 점차 회복세를 보여 철근 내수 판매가 회복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철근 내수 판매는 장기적으로 내년이 바닥일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가격을 인상하더라도 시장 수요가 뒷받침하지 못하면 효과를 보기 어렵다"라며 "철근 생산업체들의 생산율 조정을 통해 시장 상황이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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