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으로 엇갈린 삼성과 SK
딥시크 엔비디아엔 악재지만 "AI 호재"
반도체 주 52시간 특례 필요
고전한 HBM, 공급 확대 주력
근로시간 등 규제 완화 모멘텀 기대
'딥시크 충격' 생태계 변화 가능성도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강자 삼성전자가 지난해에 SK하이닉스에 처음으로 왕좌를 내줬다. 인공지능(AI)시장 성장과 함께 급팽창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승패를 갈랐다. 삼성전자의 위기 돌파 방안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HBM 제품 비중 확대와 '딥시크'의 출현이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SK하이닉스, 영업익 8조 앞서
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매출은 30조1000억원으로 이중 메모리매출은 23조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은 2조9000억원에 그쳤다. 연간 영업이익은 15조1000억원이었다.
반면 경쟁사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와 연간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삼성전자의 실적을 크게 뛰어 넘었다.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은 8조828억원. 연간으로 보면 지난해 매출은 66조, 영업이익은 23조3917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보다 8조원 이상 앞섰다.
지난해 반도체 사업의 승패를 가른 주요 원인은 HBM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등에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해 왔고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HBM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호실적을 이뤘다.4분기 매출 중 40%가 HBM에서 나왔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물량도 이미 완판하는 등 작년의 여세를 몰아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HBM 실적 기여도가 낮은 삼성전자는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여기에 범용 메모리에서도 수요 침체와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에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4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에도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삼성,HBM공급 두배로...'HBM4 적기 개발'
삼성전자는 향후 반도체 사업의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HBM 공급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엔비디아에 HBM3E을 공급하는 것을 중심으로 ▲HBM4 적기 개발 ▲중국 등 경쟁사 견제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지난 31일 블룸버그 통신은 삼성전자가 지난달 엔비디아로부터 HBM3E 8단 공급 승인을 얻었다고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일시적 수요 공백을 언급하며 올해 1분기에 HBM 매출 비중이 외려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만약 HBM3E를 엔비디아에 공급한다면 수요 공백이 발생할 리 없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레거시(구형) DRAM은 탄력적으로 생산하고, 고부가가치인 HBM 생산에 집중하며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고객 수요가 올 2분기 이후 HBM3E 8단에서 12단으로 빠르게 전환할 것"이라며 "고객 수요에 맞춰 HBM 공급량을 전년 대비 2배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16단 제품의 경우 샘플을 제작해 주요 고객사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HBM3E을 재설계 하는 동시에 HBM4 개발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딥시크 '호재'가능...주 52시간 규제 전환 시급
이 밖에도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충격이 삼성전자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AI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고비용 고성능 GPU H100을 사용하는 반면, 딥시크는 비교적 저성능인 H800 칩 2000여 개로 단 2개월 만에 개발했기 때문. 결국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가 꼭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AI 업계에 심어준 셈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면 업계의 생태계가 변화하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AI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1일 콘퍼런스콜에서 딥시크에 대해 "시장내 장기적 기회 요인과 단기적 위험 요인이 공존할 것"이라며 "GPU에 필요한 HBM를 여러 고객사들에게 공급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를 두고 동향을 살피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국내 반도체 업계의 주 52시간 근무 제도의 해지 가능성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전망되고 있다. 근무 제한을 풀어야 중국 기업들을 따돌리고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근무시간 규제로 인해 납부 지연도 허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국회에서 논의가 중단된 반도체특별법에 근로 시간 특례를 도입하면 가장 빠르게 규제를 풀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근로자 권익 보호'를 위한 경제적 보상과 건강 보호 조치 또한 구축된다면 중장기적인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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