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이어 2심도 무죄 "위기극복 속도"
등기이사 복귀 및 컨트롤타워 재건 촉각
로봇 등 신사업 발굴 속도
해외 네크워크 확장
그룹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부당합병과 회계부정 등의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사실상 해소되며 경영복귀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위기 극복 방안의 일환으로 등기이사 복귀와 신사업 중심의 초대형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그간 발 묶였던 '뉴삼성' 구축에 적극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2심 무죄, 사실상 사법리스크 해소
3일 서울고법 제13형사부(부장판사 백강진 김선희 이인수)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외부감사법 위반 등의 총 19개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 대한 선고재판을 열고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지난해 2월 5일 1심 선고 무죄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받게 됐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나머지 피고인 13명에게도 원심과 같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추측이나 시나리오, 가정에 의해 형사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라며 "검사의 항소 이유에 관한 주장에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과 합병 시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여부 등 쟁점 사항에 대해 차례로 판단한 뒤 검사의 주장을 모두 기각한 것,
아직 검찰의 상고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통상 상고심은 법리적으로 위법한 게 없으면 사실관계는 인정될 것으로 본다. 때문에 항소심 판단이 뒤집히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이날 이 회장 측 변호인단은 "현명한 판단 내려주신 재판부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피고인들이 본연의 업무를 전념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컨트롤타워 재건 촉각,'신사업 발굴로'
8년간 이재용 회장의 발을 묶었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이 회장은 조만간 경영 일선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이 회장은 재판 일정으로 인해 경영 활동을 하는 데 제약을 받았다. 해외 일정을 소화하는 데도 재판부로부터 불출석 허가서를 받아야 출국할 수 있었기 때문.이 와중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 32조원에 그치면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반도체 1위 자리를 내주는 등 성장 정체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이번 무죄 판결로 경영 쇄신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뉴삼성' 비전을 구체화하고 위기극복 방안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 2021년 가석방으로 풀려난 직후 향후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대형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고려하면 이번에도 M&A와 첨단 R&D사업 발굴 등 대형 투자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먼저 이 회장은 미래 먹거리인인 ▲AI ▲로봇 ▲바이오 ▲전장사업 등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인수하고 대표이사 직속 '미래로봇추진단'도 만들며 본격적인 로봇 사업 추진을 알렸다.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와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 여부 등에도 관심이 쏠린다. 과거 이 회장은 삼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비서실, 미래전략실을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해 해체시켰다. 현재는 이를 대체하기 위해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결국 이 회장의 결정에 따라 컨트롤타워의 재건 여부가 확정될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최근 반도체 실적 부진 등으로 위기 상황에 직면하면서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삼성그룹의 준법 경영을 감시하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이찬희 위원장도 지난해 그룹 컨트롤타워 재건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준감위 연간 보고서 발간사에서 "경영 판단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컨트롤타워 재건, 조직 내 원활한 소통에 방해가 되는 장막의 제거,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혁신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회장은 또 해외 네크워크 강화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TSMC 등 경쟁사의 추격으로 파운드리 사업부가 위기에 직면한 만큼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돌파구를 마현하는 데 주력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이 회장은 지난해 1심 재판 선고 직후에도 아랍에미리트(UAE)와 동남아를 찾아 해외 파트너 등을 만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방한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단독 회동을 한 데 이어 같은해 6월에 미국을 찾아 앤디 재시 아마존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겸 CEO 등을 만나 반도체 협력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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