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를 모르는 사람도 입춘이 되면 추위도 물러갈 때가 됐을 뿐 아니라 곧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봄도 멀지 않았음이다. 입춘 후 2주쯤만 지나면 대동강물이 엄동설한에 얼었던 대동강물도 녹는 것이 상례였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추워도 옛 추위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봄 춘(春) 자만 들어도 추위는 벌써 그 힘이 약해짐을 알 수 있다. 햇살 좋은 입춘날에 가정집 대문에는 입춘대길이라고 크게 써 붙인 것을 예전에는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요즘은 이러한 입춘축(立春祝)을 보기가 흔치 않다. 한 이십 년 전만 하더라도 어느 집이나 할 것 없이 대문 기둥 벽 문짝 등에 커다랗게 글씨를 써서 붙이곤 했다. 집안에 우환이 생기지 않고 복이 가득 들어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집 대문을 비롯해 곳곳에 써서 붙였다. 태양력을 기준으로 할 때 입춘부터 정월로 친다. 따라서 새해의 무사 안녕을 기원하는 원화소복(遠禍召福)의 의미를 담아 입춘축을 써서 붙이는 것이 당연한 행사였다. 원화소복은 글자 그대로 화를 면하고 복을 구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도 큰 사찰이나 작은 암자에서는 입춘이 시작되는 절입 시간에 맞추어 입춘 맞이는 물론 삼재 소멸을 위한 불공을 함께 드린다. 일반적으로 입춘대길(立春大吉) 또는 건양다경(建陽多慶)을 주로 써서 붙이며 개문만복래(開門萬福來)의 문구 역시 애용된다. 입춘대길은 입춘을 맞아 좋은 운을 기원하는 것이고 건양다경은 맑은 날이 이어지고 좋은 일과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비는 것이다. 개문만복래(開門萬福來)는 문을 열어 놓으니 만 가지 모든 복이 들어오라는 발원을 담고 있다. 국태민안 가급인족(國泰民安 家給人足)의 글귀를 붙이는 예도 있는데, 나라가 편안하고 국민도 잘 먹고 잘살게 되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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