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기일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며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자, 여권 '잠룡'들이 움직이고 있다.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강성 지지층을 의식해 공식적으로는 조기대선과 선을 긋는 모양새가 무색하게 여권의 대권주자들은 수면 아래에서 활발히 움직이며 사실상 대권 행보를 시작하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는 12일 국회에서 지방분권을 주제로 개헌 토론회를 연다. 오 시장이 윤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국회를 공식적으로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오 시장은 이번 토론회를 위해 여당 의원들에게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이 사실상 대선후보 경선을 염두에 두고 세력화를 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여권에서 나온다.
또 이날 오 시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야권 유력주자에 비해 한미동맹을 중요시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진작에 차기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상태다. 최근에는 자신의 SNS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헌법재판소 편향성 논란 등을 언급하며, 여권 내 강성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홍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자서전 '정치가 왜 이래'를 출간했다. 책에는 2020년 1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자신이 쓴 SNS 메시지를 담았다. 통상적으로 유력 정치인들은 자서전 출판과 함께 대권 도전 의지를 밝힌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당대표 사퇴 후 재야 인사를 잇따라 만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설 연휴 동안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등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한 전 대표는 조만간 공개 행보를 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론기일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변론기일이 종료되면 움직일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도 최근 'UNDER 73(1973년생 이하 정치인)' 모임을 만들고 공식적인 활동에 나섰다.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한 전 대표를 지원사격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주자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던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도 거론된다. 김 장관은 "조기 대선 출마는 생각한 것이 없다"고 밝혀왔지만, 최근 '탄핵 인용 시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대통령과 국민에게 예의가 아니다"라고만 답하며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이에 김 장관이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힐 시점은 윤 대통령이 파면될 시점으로 전망된다.
유승민 전 의원도 잠룡으로 분류된다. 유 전 의원은 지난달 22일 "나는 늘 대선에 도전할 꿈을 갖고 있던 사람이고 버리지 않았던 사람"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강하게 비판하며 탄핵에 찬성해, '쇄신 이미지'와 '중도 확장성'을 앞세우고 있다. 또 당내 '경제 전문가'라는 이미지도 갖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도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부장관을 역임한데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친윤(친윤석열)계의 지원을 받은 만큼, 조기 대선 언급은 자제하고 있지만 원 전 장관은 최근 국회의사당 인근 사무실에 매일 출근하고, 보수진영 인사들과 만나며 탄핵 정국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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