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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제약/의료/건강

[속깊은 人터뷰]유종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 "오가노이드, 현실이 되다"

유종만 오가노이드 사이언스 대표가 11일 성남 분당구 오가노이드 사이언스에서 본지와 인터뷰 갖고 있다. / 손진영기자 son@

 

 

토종 기술로 만든 오가노이드(장기모사체) 기반 재생치료제가 이르면 내년 국내 의료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병변 부위에 분사하는 것 만으로 손상된 조직을 되살리는 획기적인 치료제다. 국내 첫 오가노이드 전문 기업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개발한 장(腸) 재생치료제 '아톰(ATORM)-C' 얘기다.

 

21일부터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생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임상 단계에 있는 의약품이라도 대체 치료제가 없거나 희귀·난치질환 환자일 경우 사용이 가능해진다.

 

아톰-C는 지난해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승인을 받으며 처음 인체 투여를 시작했고 이제까지 총 4명의 희귀·난치질환 환자에 투약이 이루어졌다. 국내 첫, 세계 두번째 임상 사례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다음 달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오가노이드 전문 기업으로는 첫 상장이며, 초격차 기술 특례 제도를 통과한 1호 기업이기도 하다.

 

먼 미래의 일이거나, 헐리우드 영화 속 이야기로 생각했던 오가노이드는 이미 대한민국의 일상으로 바짝 다가왔다. 오가노이드 기반 재생치료제가 난치병을 고치고, 오가노이드 기술을 주식 시장에서 사고 팔 수 있을 만큼 '현실'이 된 셈이다.

 

유종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는 "약물 평가 플랫폼, 재생치료제를 통해 이미 오가노이드 기술을 실현해 가고 있다"며 "오가노이드의 미래는 언제든 교체가 가능한 인공 장기를 만드는 일이 될 것이며, 그 목표를 향해 멈추지 않고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 오가노이드 기업으로는 첫 상장이다.

 

"오가노이드를 개발한다는 기업도 많고, 상장사 중에서도 다른 사업을 영위하다 오가노이드에 뛰어든 기업들도 있긴 하지만 오가노이드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은 우리가 처음이다. 여전히 어려운 기술이긴 하지만, 오가노이드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은 맞다."

 

- 공모 자금은 어떻게 활용되나.

 

"희망공모가액(1만7000원 ~ 2만1000원)으로 계산하면 200억~250억원 가량의 공모자금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자금은 아톰-C의 임상시험 비용에 투입할 계획이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현재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된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 기술을 보유한 국내 유일 기업이다. 전 세계적으로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 개발은 여전히 초기 단계고,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이끄는 한국의 기술은 선도 그룹에 선 상태다.

 

- 아톰-C 임상은 어떻게 진행 중인가.

 

"일반적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규제를 따르는 임상시험이 아닌 첨생법에 따른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4명의 베체트병(만성 염증성 질환) 환자의 장에 투약이 이루어졌다. 올해는 크론병(만성 염증성 장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이 이루어질 계획이다."

 

- 상용화는 언제로 예상하나.

 

"아직 많은 과정이 남았기 때문에 상용화를 예상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다만, 정식 허가가 아니더라도 치료목적 사용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첨생법이 개정안이 곧 시행되면, 임상 단계에 있는 의약품이라도 대체 치료제가 없거나 중대·희귀 난치질환 환자일 경우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치료계획승인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 후속 파이프라인은 뭔가.

 

"침샘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 '아톰-S'가 임상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말 아톰-S와 관련해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를 신청했으며 현재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간 오가노이드 '아톰-L'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유 대표의 목표는 국내가 아닌 전 세계 시장이다. 오가노이드 기술이 아직 시작 단계고, 상용화된 치료제도 없는 만큼 충분히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난 2023년 베트남에 첫 발은 들인 동남아시아 시장은 이후 태국으로 보폭을 넓혔고, 독일에 이어 미국 전진 기지도 올해 상반기 문을 연다. 유 대표는 재생치료제의 기술 수출을 통해 해외 시장을 공략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 동남이 시장 진출은.

 

"베트남 호치민에 있는 현지법인 'VOS(베트남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디스커버리'는 올해 7월 확장 이전할 계획이다. 베트남은 오가노이드 신약 평가 플랫폼의 생산 거점이자 전진기지가 되고 있다. 태국에도 올해 상반기 중 현지 사무실을 연다. 오가노이드 기반 재생치료제의 전진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태국은 재생의료 의료관광 분야 세계 5위에 올라있는 시장이다. 이 때문에 고급 병원들이 많고 선진화된 새로운 기술과 의료 서비스의 진입이 빠른 편이다."

 

- 미국과 유럽의 전략은.

 

"유럽 시장은 독일에 설립된 자회사를 통해 올해 아톰-C의 임상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은 뉴욕 마운트 사이나이(Mount Sinai) 병원과 함께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유럽과 미국의 경우 현지 품목허가와 상업화 등의 과정까지 직접 진행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글로벌 임상 2상을 마치고 현지 기업들로 기술 수출을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2027년까지 기술수출을 하는 것이 목표다."

 

- 미국 현지 법인 설립 계획은.

 

"올해 상반기 중 미국 텍사스주 윌리엄스 카운티에 자회사를 연다. 윌리엄스 카운티는 낮은 재산세와 훌륭한 입지 조건 등 혜택이 많아 삼성전자는 물론 테슬라, 델, 인텔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진출한, 비즈니스 요충지다. 특히, 이번에 오픈하는 미국 현지 법인은 또 다른 바이오 기업들도 함께 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려고 한다. 한국에서도 설명회를 마쳤고, 현지에서도 설명회를 곧 가질 예정이다. 원하는 국내 기업들의 신청을 받아 사무실을 제공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찾고자 한다."

 

지난 2024년 10월8일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소재 원광대학교에 열린 '레드-그린 바이오 융합연구소(RGB 연구소)' 개관식에서 박성태 원광대학교 총장, 정헌율 익산시장, 유종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 김종훈 전북특별자치도 경제부지사(왼쪽 다섯번째부터)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유 대표는 사람을 넘어 동물 오가노이드에도 도전한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지난해 10월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원광대학교에 '레드-그린 바이오 융합연구소(RGB 연구소)'를 열었다. 사람과 동물, 지구를 위한 바이오 융합 기술을 개발하는 곳이다. 현재 RGB 연구소에서는 동물용 오가노이드 개발이 한창이다. 인체 오가노이드와 유사한 방식으로, 동물용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의 효능, 독성 평가에 활용할 계획이다.

 

- 동물용 오가노이드는 어떻게 활용되나.

 

"동물 간, 피부, 장 오가노이드를 제작해 동물용 사료는 물론 치약, 샴푸와 같은 화장품이나 유산균과 같은 건기식의 독성, 효능 평가에 활용한다. 이미 지난해 그라스메디와 함께 반려동물용 치약의 효능, 독성 평가를 진행한 바 있다. 이제까지 이런 동물용 제품은 대부분 인체 실험을 통해서만 안전성 평가를 진행했기 때문에 실제 동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못했다."

 

- 서비스는 어떻게 제공하나.

 

"오디세이와 같은 방식으로 동물용 오가노이드를 플랫폼화 해 올해 말부터 스크리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그동안 동물용 제품들은 인체 안전만 확인했을 뿐 실제 동물에 어떻게 누적되는지는 알 수 없었다. 효능과 안전성 평가와 관련한 인증이나 규제는 없지만, 마케팅에 활용한다면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훨씬 높아질 수 있다. 동물용 감염병에 대응하거나 동물용 재생치료제 개발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개체별로 채취한 종양 오가노이드를 활용하면 동물용 항암제 진단서비스나 맞춤형 항암제 개발도 가능해진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의 최종 목표는 실제 교체 가능한 오가노이드의 구현이다. 오가노이드는 이제 일상으로 한 발짝 들어왔지만, 장기 교체의 미래를 열기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유 대표는 동물 실험이 전혀 없는 미래 실험실을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오가노이드의 미래를 차근차근 열어갈 계획이다.

 

- 이제 상장이란 관문을 넘었다. 앞으로의 꿈은 뭔가.

 

"오디세이, 그리고 재생치료제 아톰-C가 오가노이드의 '현재'다. 우리 기술로 만든 오가노이드는 아직 장기 교체가 가능한 크기까지 도달하지 못했을 뿐, 실제 장기의 기능을 모두 갖추고 약물 평가 플랫폼과 치료제로 활용되고 있다. 머지 않은 미래에는 오디세이를 기반으로 한 '미래 실험실'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실험용 동물이 완전히 사라진, 모든 설비가 자동화 되고 최첨단 기술이 활용되는 실험실이다. 그 다음 단계는 지금의 오가노이드를 넘어, 장기 교체가 가능한 수준의 오가노이드를 만들어내는 일이 될 것이다. 오가노이드가 여는 새로운 미래를 향해 멈추지 않고 나아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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