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투자 붐으로 인해 대형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중개 및 수탁 수수료 수익을 크게 늘린 데 반해 중소형 증권사들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실적 양극화가 한층 심화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증권사 28곳(해외주식 수탁 수수료 집계되는 곳 기준)이 해외주식 중개로 벌어들인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익은 전년(6946억원) 보다 107% 급증한 1조4431억원으로 집계됐다.
28개사의 해외주식 수수료가 전체 수수료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1%로 나타났다. 이는 2023년 6%에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미국 주식 투자 인기에 서학개미(해외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가 급증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해외 주식 거래대금은 23년 2880억달러에서 24년 5308억달러로 약 84% 증가했다.
지난해 해외주식 거래에 따른 수수료 수익을 가장 많이 벌어들인 회사는 미래에셋증권으로 2701억원의 수수료를 기록했다. 이어 삼성증권(2202억원), 키움증권(2089억원) 토스증권(2080억원) 등도 2000억원의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을 보였다. 이외에도 NH투자증권(1185억원), KB증권(1145억원), 한국투자증권(1131억원), 신한투자증권(867억원), 하나증권(261억원), 카카오페이증권(213억원) 등이 양호한 수익을 거뒀다. 이들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 상위 10개 증권사가 벌어들인 액수는 총 1조3874억원에 달했다. 이와 달리 나머지 18개사가 해외주식 중개로 번 수익은 총 557억원에 불과했다. 이 같은 실적 양극화는 대형 증권사들이 브랜드 인지도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해외주식 서비스를 강화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중소형 증권사들은 최근 수수료 할인, 인공지능(AI) 리포트, 투자 세미나 등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0일부터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1년간 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를 0%로 책정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또한 달러 환전 수수료를 90% 할인해 투자자들의 비용 부담을 낮추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AI 기술을 적용해 미국 주식 등 해외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도입했다.
유안타증권은 국내 주식과 동일하게 매수·매도 각 10호가씩, 총 20호가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미국주식 실시간 20호가 서비스'를 이달 도입했다. 또 '미국주식 실시간 투자정보 콘텐츠'를 함께 제공하며 투자자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DB금융투자와 더블유자산운용은 오는 24일 잠실금융센터에서 '포스트 트럼프 시대 소비재와 무역 전망'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며, 교보증권은 다음 달 22일 해외 주식 투자자를 위한 '짠테크 투자 세미나'를 연다.
대형 증권사들의 시장 장악력이 커지는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들이 차별화된 서비스와 마케팅을 통해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소형사들이 단순한 수수료 경쟁을 넘어 차별화된 투자 정보와 편의성을 제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대형사의 점유율이 높은 것은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도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시장으로 이동함에 따라 대형사들도 자연스럽게 해외 주식 중개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소형사는 인프라와 인력의 한계로 인해 해외 주식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새로운 플랫폼이나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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