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대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치권이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입'만 보고 있는 모양새다. 여당은 이 대표의 발언에 일일이 대응하고, 야당 비주류 역시 이 대표의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사실상 이 대표가 정국 이슈를 주도하는 셈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인사들은 6일 이재명 대표의 'K엔비디아 지분 30% 공유'을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LG AI 연구원을 찾아 LG, 네이버, 카카오 등 AI 업계 관계자들과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진행한 후 "실패할 경우 누가 책임질 것인지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AI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안철수 의원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엔비디아 지분 30%는 1200조원 정도로 국민연금보다 많다"며 "스타트업이 실력만 가지고 있으면 경쟁을 통해 대기업도 이길 수 있는 공정한 시장 구조를 만드는 사회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 많은 인사들이 'K엔비디아 지분 30% 공유'를 비판하고 나섰다.
또 이날 이 대표가 부산을 찾자, 국민의힘 부산지역 의원들은 입장문을 내고 "당장 부산 최대 현안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부산 글로벌허브 특별법 제정을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선언부터 해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여권만 이 대표를 집중 포화하는 게 아니다. 야권 비주류 인사들도 이재명 대표의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5일) 유튜브 '매불쇼'에 올라온 녹화 인터뷰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 가결 과정을 언급하며 "검찰이 수사하는 과정에서 벌인 일, 당내에서 나한테 비공식적으로 요구하고 협상으로 제시한 것을 맞춰보니까 당내 일부하고 이미 다 (검찰과) 짜고 한 짓"이라며 추측성 발언을 했다.
이 대표의 발언에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은 격렬하게 비판했다. 비명계 전직 의원 모인인 '초일회'는 입장문을 통해 "이 대표가 당내 통합을 얘기하면서 분열주의적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앞에서 웃고 뒤에서 칼 꽂는 격이다. 통합행보는 쇼였느냐"며 사과를 요구했다.
김두관 전 의원은 "이 대표의 표리부동한 이중성을 보았다"고 꼬집었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당내 의원들이 검찰과 그렇게 할 거라 상상을 못하겠다"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문제는 여야에서 어떻게 비판해도 이 대표에게는 이득으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이 대표의 발언에 반응이 많아질수록 화제성만 높아지는 것이다.
최근 이 대표는 반도체법 주 52시간 예외, 상속세·소득세 완화 등 굵직한 의제를 던지며 정국을 주도하고 있다. 당내에서도 이 대표의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당"이라는 발언 때문에 '정체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오가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대선에서 다른 당이 아침 회의마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를 비판하는 '문모닝(문재인+굿모닝의 합성어)'을 이어가는 등 모든 이슈가 문 후보를 중심으로 돌아간 바 있다. 또 2022년 대선에서도 국민의힘이 가하는 네거티브 공세에 민주당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다.
이와 관련해 야당 관계자는 "지난 대선에서 이슈의 주도권을 빼앗겼던 것을 반영했는지 기민하게 모든 이슈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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