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번지는 미증유의 '불신 풍조'는 도덕적 용기를 상실한 인사들이 지도층이 되어 내편 네편 갈라치기 기술로 불신을 조장했기 때문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저 혼자만 잘났다는 인사들이 남의 의견은 무조건 비하하면서 설치기 때문일까? 나는 그냥 옳고, 너는 어쨌든 틀린다는 아시타비(我是他非)와 한입에 두말하는 일구양설(一口兩舌) 재주를 능력으로 여기는 악습이 우리 사회에 어느새 뿌리내렸다. 도덕과 질서가 망가지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마구 나무라며 짖어댄다" 양심의 잣대를 수시로 바꿔 가는 인사들이 누군가를 향해 밑도 끝도 없는 욕설을 퍼붓는 광경을 볼 때, 저 자신을 욕하는지 남을 헐뜯는지 구분하기 어려운 때가 상당하다.
도덕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때그때 기준이 달라져 법질서가 헝클어져 옳고 그름의 기준을 헤아리지 못하는 이현령비현령 사회로 변한다. 그들이 입으로만 외치는 공정과 정의는 언어의 파편이 되어 선량한 사람들에게 생채기를 내며 허공의 메아리로 퍼져간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 누가 그른지를 구분하지 못하고 상대편은 덮어놓고 욕하며 제 편은 막무가내 칭찬하는 '패거리 증후군'은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덕적 용기가 사라진 탓이다. 적의 적을 만들어 내 편으로 만들려는 술수이기도 하다. 인간의 도리를 찾아가기보다 가지가지 가면을 바꿔가며 썼다 벗었다 하면서 배신의 그림자를 감추려 하지만, 결국에는 구정물 찌꺼기만 남는다는 이치를 모르는 걸까?
우리나라는 경제개발 과정에서 정경유착에 따른 특별 수혜로 몇몇 재벌이 성장하며 한때는 재벌공화국으로 불렸다. 선거전략 후유증 탓인지 공항 수가 국토 면적당 세계에서 제일 많다는 의미의 공항공화국으로 불리는 등 국가채무가 눈덩이로 불어나 이제는 부채공화국이 되었다. 외국어 사전에도 등재되었듯이 부끄럽기 그지없는 내로남불공화국에서 지금 같은 적대적 상황이 지속되면 자칫 '탄핵공화국'으로 불릴 가능성이 크다. 고위직일수록 잘못을 저지르면 그 폐해가 다방면으로 커지므로 상응하는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역으로 잘못이 없는 공직자를 임자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고 앞뒤 가리지 않고 탄핵해 버린다면 성장동력을 음으로 양으로 약화하는 길이다.
도덕적 용기를 잃지 않은 공동체라야 구성원들이 거리낌 없이 밝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불특정 다수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공공의 일을 집행할 때는 능력 못지않게 도덕성이 한층 요구됨은 말할 필요도 없다. 사회에 영향력이 클수록 부도덕한 행각의 피해가 다방면으로 스며들기에 높은 자리를 차지한 인사들일수록 공동체 의식에 투절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 세계는 옳고 그름의 기준을 수시로 뒤바꾸는 유력 인사들의 변덕이 질서를 망가트리고 있다. 고도성장을 자랑하던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올해 들어 1.5% 내외로 추락한 까닭 아니겠는가? 이대로 가다가는 '제로성장' 나아가 마이너스 성장 시대가 바로 코앞에서 벌어질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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