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보험금, 생전 활용 길 열려… 종신보험 시장 반등 기대
해지율 감소·노후자금 확보 가능...“신규 수요 한계” 지적도
오랫동안 '죽어서야 쓸 수 있는 보험'이란 인식으로 외면받았던 종신보험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연금처럼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고령층의 노후생활비나 간병비 확보가 용의해져서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사망보험금 유동화방안'을 발표했다.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사후소득인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해당 제도는 금리 확정형 종신보험을 가진 만 65세 이상 계약자가 일정 요건을 갖추면 사망보험금의 최대 90%를 연금형이나 서비스형으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과거에 가입한 금리 확정형 종신보험 대부분이 대상이 될 전망으로 보험료 납입이 완료된 계약자가 신청할 수 있다. 가입자는 기존 종신보험이 주택연금 처럼 사실상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게 됐다.
해당 조건에 따라 지난해 12월 말 기준 즉시 유동화 가능한 계약은 약 33만9000건, 유동화 대상은 약 11조9000억원(보험사 취합통계)으로 추정된다. 향후 만 65세 도달하는 계약자와 납입완료자가 점차 증가해 유동화 가능 계약대상도 지속 증가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3분기 준비된 보험사의 보험상품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될 것"이라며 "업계와 실무 회의체(TF)를 구성해 출시까지 소비자보호방안 등 세부 운영과 관련된 사항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오랫동안 침체됐던 종신보험 시장이 이번 기회에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사망 시에만 의미가 있던 보험금이 노후 자금이나 간병비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해지를 고민하던 계약자들이 해지 대신 유동화를 택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유동화 방안으로 종신보험 가입자의 해지율을 낮추는데 분명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연금으로 자금 흐름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종신보험이 단순히 가족을 위한 사후보장 수단이 아니라 생전에도 활용 가능한 실질적 자산이라는 인식 전환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금수령액이나 간병·요양 서비스 이용 형태를 다양화하면서 타 상품과의 차별성을 통해 사망보험금 유동화 방안으로 생명보험업계에 다시 한 번 활기가 돌 것이라는 분석이다.
생보사 관계자는 "연금 상품의 경우 사망할 경우 보유했던 적립액만큼 받는데 이번 유동화 방안은 연금을 수령하다 사망하게 되면 그 차액 만큼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있어 고객 입장에서는 유리하다"며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는 측면에서 종신보험이 다시금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유동화 방안이 고연령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종신보험에 대한 신규 수요 창출과는 거리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유동화 방안 신청 자격이 만 65세 이상의 고령 계약자로 한정돼 새로운 젊은 수요를 확보할만한 동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65세 이상 계약자에겐 도움이 되는 유용한 취지의 정책이겠으나 현재 신규 수요를 논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며 "단편적인 정책만으로는 젊은 세대의 경우엔 매력을 느끼긴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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