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도입을 예고하면서 국내 식품·뷰티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세계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상호관세는 특정 국가가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만큼, 미국도 해당 국가 제품에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만약 이 정책이 실제로 도입될 경우 미국 내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식품·뷰티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 약화와 수익성 하락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은 한국 농식품의 최대 수출국이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농식품 수출액은 15억8870만 달러(약 2조2000억원)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으며, 라면이 수출 품목 1위를 차지했다. 관세 장벽이 높아질 경우 미국 내 가격 인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고 시장 점유율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CJ제일제당은 현지 생산시설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 인수한 미국 냉동식품 기업 슈완스가 주요 생산 거점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 내에 보유한 공장만 20곳에 달한다. 여기에 더해 사우스다코타 수폴스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신규 공장을 건설 중이며, 해외 매출의 80% 이상이 미국에서 발생하는 만큼 북미 시장에 대한 전략적 대응을 이어갈 계획이다.
오뚜기 역시 캘리포니아에 현지 공장 설립을 준비 중이다. 현재 부지는 확보한 상태이며, 구체적인 공장 유형은 미정이다. 지난해 8월에는 미국 내 생산법인 '오뚜기 푸드 아메리카'를 설립했으며, 2028년까지 글로벌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 아래 현지 생산과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일단 현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전량을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어 관세가 부과되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첫 해외 생산기지로 미국이 아닌 중국을 선택한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된다.
화장품 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K-뷰티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미국 시장에서 큰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관세가 인상될 경우 중소기업 중심의 국내 브랜드들은 생산거점 이전이나 현지화에 제약이 많아 큰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콜마는 이달 중 미국 내 제2공장을 완공하고 상반기 내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다수의 중소 브랜드들은 글로벌 유통망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관세 인상 시 제품 품질, 일관성, 공급 안정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의 자국 보호주의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비용 부담이 커지고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며 "시장 다변화, 현지 생산 확대, 공급망 최적화 등 전략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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