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LG화학 양극재 기술 특허에 대한 무효심판이 제기돼 첨단기술 특허 분쟁이 다시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경쟁이 가열중인 가운데 국가를 뛰어넘은 기술·지식재산권 갈등도 점차 깊어지는 양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국가지식재산국에 LG화학의 삼원계(NCM) 양극재 기술에 대한 특허 무효심판 신청이 접수됐다. 청구인은 개인으로 등록됐지만 업계는 중국 1위 삼원계 양극재 업체인 '룽바이'가 배후에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같은 의견에 힘이 실리는 이유는 LG화학이 지난해 룽바이의 한국 자회사인 제세능원을 상대로 특허 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한 전례가 있어서다. 당시 LG화학은 제세능원이 자사의 NCM 양극재 특허를 무단 사용해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업계는 중국의 이번 무효심판 청구가 '보복성 대응' 성격이 짙다고 보고 있다.
한중 기업 간 특허소송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 에스볼트가 삼성SDI와 SK온의 배터리 기술을 빼돌린 혐의를 받으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이차전지 관련 특허출원은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연평균 13%씩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배터리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중국은 공격적인 특허 출원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중국 CATL은 총 3만1896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주요 배터리사 중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총 2만8255건에 달하는 특허를 보유 중이며 이중 국내 등록 특허는 1만3392건, 해외 등록 특허는 1만7741건이다. 삼성SDI과 SK온은 각각 2만2030건, 4569건의 특허를 보유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을 겨냥해 '특허 무임승차'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회사 측은 실제 경쟁사가 침해한 것으로 확인된 특허 수가 580건에 달한다며 시장 왜곡을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최근 "당사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무분별한 특허 침해에 엄중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미국·유럽·중국 등 현지 전문가를 확보해 글로벌 소송 역량을 강화하고 지식재산권을 관리하는 해외 IP오피스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정부도 배터리 분야의 특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특허청은 이차전지 분야를 지난 2024년 2월부터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해 전문심사관 증원 및 전담 심사 조직을 신설하는 등 기업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기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특허는 단순한 방어 수단을 넘어 수익 창출 수단이 된다"라며 "특허를 통해 로열티를 받거나 경쟁사를 견제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면 기업 수익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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