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향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팔자' 행진이 그치질 않고 있다. 최근 실적 선방에도 불구하고 관세전쟁 등 대외변수로 반도체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28일부터 전날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10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이 기간 2조2249억원을 순매도했다.
최근 증시 불안 상황이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매도세가 집중되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외국인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9일까지 9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나타낸 바 있다. 이 기간 10조2555억원을 팔아치웠다.
삼성전자가 앞서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돈 1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외면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8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잠정 발표했다. 영업이익 기준 컨센서스인 4조9613억원을 1조6000억원 이상 웃돈 수치다.트럼프발 관세전쟁 우려가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던졌던 상호관세 발효를 90일 유예하기로 하면서 당장의 타격은 피했지만, 반도체 품목별 관세 도입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타국 반도체에 대한 품목별 관세가 최소 25% 이상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5%가 최소 수치인 것을 감안하면 관세 부과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삼성전자 또한 수십%에 달하는 대미 수출 관세를 내야 할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는 평가다.다만 증권가에서는 미국의 관세 부과가 삼성전자 반도체, 스마트폰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시장 우려와 달리 제한적이며 이번 상호관세 유예가 삼성전자의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관세의 경우 D램, 낸드는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고, 매출 비중이 낮은 소비자용 D램 모듈과 SSD에만 관세가 부과된다"면서 "현재 삼성전자는 소비자용 D램 모듈과 SSD를 필리핀과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미국으로 직접 수출되는 메모리는 반도체 매출의 5.4%, 전체 매출의 1.6%를 차지해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또 90일 상호 관세 유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아이폰 생산량의 90%를 중국 폭스콘에서 생산하는 애플이 아이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최고 사양인 아이폰16 프로맥스 가격이 최대 350만원까지 인상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전자 최고 사양인 갤럭시S25 울트라 512GB 가격은 200만원 수준으로 아이폰 대비 150만원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 기회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뉴시스가 전했다.
김 연구원은 또 "삼성전자는 상호 관세 유예 90일 동안 스마트폰 선행 생산을 통한 유통 채널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동시에 전 세계 8개 생산 거점의 생산지 조정의 충분한 시간도 확보할 수 있다"면서 "특히 현 삼성전자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 0.89배에 거래되고 있어 관세 우려를 상당 부분 선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외국인 매도세는 SK하이닉스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SK하이닉스 주식 2조339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6거래일 연속 '팔자'를 나타낸 뒤 전날 소폭 순매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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